어쩔거나, 쇠춤
- 우재 박종익 선생의 '박은하 쇠춤'에서
어쩔거나, 쇠춤
- 김용기
턱관절 반쯤 벌려놨으니
어쩔 것이냐
쇠춤에 꼼짝 못 하고 묶인 눈동자
누가 책임질 테냐
멈춤도 움직임이었구나
슬며시 트는 저고리 따라
외씨버선 하얀 버선코 슬쩍슬쩍
치마 속 들어낼 때
꽃봉오리가 실눈 뜸같이
아침에 연 창문밖 바람맞음같이
마디마다 낯설고
어색한 순간은 전부였다
고혹하여 쇠춤 끌어낸 이 누구인가
벌어진 입 뉘랴
쇠춤 취한 춤꾼의 하얀 니도
다물지 못했다면
전염이 맞다
중구난방이라니
실핏줄마다 쇠춤 춤사위 스며든
화면 밖 구경꾼들 어깨마다
들썩들썩하던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