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대한 궤변
- 김용기
소복이 앉은
눈 녹이려고, 나무는
아침이 되자 제 몸 안 흐름
더 빠르게 재촉
닿지 않는 곳까지 더움을 보냈습니다
지성이면 감천
녹은 눈 물이 떨어지고
오후쯤 나무는 가지 하나도
얼지 않았습니다
겨울이면 나무가 헐떡거리는 이유
뜨거움을 실어 나르는 것에
별 관심 없는 사람들은
바람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눈이 녹은 이유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허리굽은 늙은 할아버지 뜻 모르게
구시렁거리는 소리가
답인지 확인은 못했습니다
나무 체온이 36.5°C 인지는
아무도 확인 안 했지만
나무가 겨울에 사는 것은
섭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