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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미꽃

- 할미꽃 개명 요구

by 김용기

할미꽃


- 김용기



처음부터

나이 먹은 할미꽃으로 불렸으니

억울했다


났을 때

아기꽃이었는데

아무도 그렇게 불러주지 않았다


눈 녹고

응달에 그늘이 지워질 때쯤

먼 산소 옆

솜털 보송보송하게 머리 숙여 핀

아기꽃을

잴 것도 없이 그렇게 불렀다


익은 햇살이

사춘기 예민한 그때를 지나

서운함이 익숙해질 무렵

머리카락 풀어헤친 그를 사람들은 외려

알아보지 못했다

아직 청년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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