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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소심하다, 봄비

by 김용기

봄비


- 김용기



소심했다

한 번쯤 주룩주룩

힘 낼 줄 알았는데

느렸다

잠든 아이 숨처럼 모서리 없이

자목련 어깨에 앉았다

여인이 뒤돌아 섰을 때 흘린

눈물이 있었다면

오늘처럼 차가웠을까

김 서린 유리창 저 편 흘러내리는

서먹서먹한 아침은 웅크렸고

누군가 부추기는 듯

오다 말다 수줍은 봄비 곁에

소심하게

나도 서 있었다

후둑거리면 놀랄까 걱정하는

오늘 아침 자상한 봄비 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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