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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 번

- 공용이었다

by 김용기

딱 한 번


- 김용기



때 맞춰 부리에 물린 먹이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새끼 배고픔 어떻게 알았을까 싶었다

어미새는 날아갔고 날아갔다


엄마의 젖꼭지는

이미 아기의 입술에 물려 있었다

훌렁 제친 엄마 젖가슴을, 부끄럽다니


그런 시절도 잠깐

송아지를 동생으로 불러야 할지

고민하던 때 있었다

남의 밥 빼앗아 먹고 이만큼 컸다


딱 한 번 아들 밥 훔쳐 먹은 적은 있다

측은했던지

다 큰 나이에 허락을 받았다

그때 공용이라는 걸 잊고

담배 냄새를 묻혔던 기억이 있다


말 안 했으니 모를 거라는 생각

훗날 손자가 팔에 안긴 후

아들의 웃음을 곰곰이 생각해야 했다

담배냄새 몰랐던 것 맞을까

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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