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악을 알고 나니
-김용기
노래가 아니다
우는 것도 아니다
발악이다
진저리 치듯 나무가 바르르
떨었을 때는 뭔 사정 있었을 텐데
허락 없이 앉아
돼지 멱따는 소리 흉내를 매미가,
못 들은 체 그냥 두는데
별 꾀를 다 써도
허사
말복 지나는 달력도
별도리 없음을 아는 표정
시끄러워도 나무가 참고
이웃도 참고
머잖아 가을
통장 월급 찍히듯 어기지 않을 테니
서두를 것 없다는 것
세상 다 산 것처럼 그러려니
두 이레 살자고
십칠 년을 땅 속에서 견뎠다면
발악,
그냥 넘어가 줘야 하는것 아니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