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正常)이다
- 김용기
멈춘 길에 쪼그려 앉아
줄 선 개미 내려다보는 이는
사람이 아닌 어린아이였다
땅 속에도 전깃불이 있을까
꼬불꼬불, 캄캄한 제 집
찾아가는 개미가 신기했다
차도 없는데
지금 가면 언제 다시 나올까
똥 싸는 화장실도 궁금
아이가 발을 떼지 못하는 이유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개미들은 제 식구는 알아볼까
티라노사우르스가
나중에는 먹을 게 없어서
싸우다가 멸종 됐다는 얘기
책에서 읽었는데
그래서 작게 태어났을 테고
살아남았을 거라는
개미에 대한 생각은 명료했다
그런데 아플 때는 어떻게 할까
학교는 갈 수 있나
오금다리가 저려도
아이의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다 있는데
가을방학만 없는 이유와
1학기 2학기는 있는데
왜 학교에 3학기는 없냐는
뜬금없는 궁금증은 여전히
공허했고
가르쳐 주는 이는 없었다.
그래서 커서 뭐 됐냐고
되물었다면
애보다 못하다는 소리 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