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하다
- 김용기
펜이 창을 이기고
혀가 세상을 이기고
방심은 금물
앗차, 윗 송곳니에 혀가 반쯤 찔렸다면
세상 이긴 혀도 허사, 아프다
적의 옆구리 찌른 창처럼
관통당한 적은 없지만 참을 수 없는 아픔
어쩌다 부지불식 간에
혀가 씹혔을 때처럼 분할까
매번 윗니에게 당하는 패배
그런 송곳니도 어쩌지 못하는
잇새에 끼어 걸쭉거리는 삼겹살 한 조각
혀가 끌어냈다
말랑말랑한 혀의 승리
공평하다
일방적으로 패하기만 했더라면
여진족 없어지듯
둘 중 하나는 없어지고 말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