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 김용기
얼마 안 지났는데
바닥에
날카로운 말의 뼈가 수북이 쌓였다
빠드득
이 가는 소리 아직
나직이 남아 있었으므로
뼈 분석은 이르다고 생각했는데
부부싸움이 끝나자
발라낸 뼈는 없고
뜬금없는 솜사탕이 등장했다
말에서
뼈를 발라내고 전하는 기술과
뼈를 발라내고 듣는 요령이
완행열차 꼬리처럼 느리게 도착했지만
이순(耳順)도 기적
뼈 없는 말에
뼈를 붙이느라 힘든 시절이 있었고
아내 가슴은 숯이 되었다는데
전사(戰史)에 남을 무승부
돌아보니 부부싸움이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