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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 묘하다

by 김용기

거울


- 김용기



웃더라

그래서 나도 따라 웃었다


나 하는 그대로 흉내를 내서

놀랐다

서로 놀랬다

거울이 하는 대로 나도

곧잘 했다

그것 참, 신기하기도 하고


밥 굶을까 싶어

해찰 부린다고 혼날까 봐

뒤돌아섰다

나 없이

혼자 웃다가 울다가 거울이

그랬을까


기뻤고

거울 때문에 슬펐다

눈 깜박거린 숫자까지 얼추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니

나도 거울 같은 배려

남을 위하여

더 자상하게 해야겠다는 다짐

당분간

미련하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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