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쓸다
- 김용기
게을러도 좋으니
아침에는 낙엽을 쓸지 말자
이슬에 젖은 사연이 있을 테고
생각할 시간 주는 게 맞다
버림받은 가을
낙엽은
몸무게 줄이는 나무 밑에 앉아
거센 저항
빗자루질이 안 될 정도로 젖은
서글픈 아침이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잃은 낙엽에게
지난밤 고민
묻지 않는 게 좋겠다
쓸리지 않아도 탓하지 말자
슬픈 아침
빠른 회복에 제 세상인 듯
벌떡 일어나 휘젓고 다닐
낙엽에 대하여.
즐겁게 지내려고 시를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