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3일장
- 김용기
도둑놈 제 그림자 감추듯
날랬다
입안에 든 십리사탕 녹듯
빨랐다
그토록 빨라야 하는 규정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어떤 이는 번개 같다고 했고
어떤 이는 3년 걸린 것 같다고 했을 때
식은 방에 덩그러니 앉아 있던 시간
산다는 것이
달력 한 장 찢겨 나가듯
굵은 종이 찢어지는 소리로 채워졌고
누구라도 차이는 없었다
오줌에 언 눈 녹듯 시간이 사라지면
왁자지껄하던 3일장(葬) 후 나머지는
멍한 색으로 칠하기를 반복
점 하나 찍는 시간보다 짧은 3일
그러다가 그놈과의 이별이
때 지난 냉면처럼
영영 맛을 잃으면 어떻게 하나
멋쩍은 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