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다시 씌우다

by 김용기

마스크 다시 씌우다


- 김용기



마스크 뒤 얼굴은 반쪽만 보였다

커다란 눈은

뒤돌아 선 사슴의 눈처럼 맑았고

목소리는 애절

그녀는 첫사랑을 닮았다는 생각에 잠겼다


당국이 KF-94 마스크를 벗긴 것은

최악의 실책

긴 눈썹과 미간은 다르지 않았지만

르노와르, 그 여인이 아니었다


비껴 서서

낯선 얼굴에

마스크를 씌워 주고 나서야

얼굴을 알아보았다


인사를 하면

눈만 깜박거리는 거리가 왕왕 있고

싸구려라도 좋으니

마스크는 씌워야 한다는 간절함

건너뛰지 말고 귀 기울여 주면

그 시장님에게 한 표 찍을 요량이다

머쓱한 내 눈

묻지 않아도 이유는 자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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