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직도 출근 중입니다.>
이제 세상에 나왔습니다. 스타트업에서 13년, 그리고 외국계 기업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두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버티고, 성장하고,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써내려갔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회고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글을 이어가다 보니, 이건 결국 모든 직장인의 이야기였습니다.
회의가 끝나지 않는 날, 그리고 퇴사를 결심했다가도 다시 출근하는 그 아침.. 그 모든 감정이 담긴 책이 드디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이 책은 “성공의 공식”이 아니라,우리가 일하며 느꼈던 현실과 그 속에서 버텨온 마음의 기록입니다
<추천사를 남겨준 친애하고 존경하는 나의 누나에게>
「누나는 늘 맞았다」
누나는 아이비리그 5위 안에 드는 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을 나왔습니다. 졸업 후 일하면서 1위 학교에도 합격 통보를 받았지만, 그 시절, 임신을 하게 되었다. 결국 가지 않았습니다. 칼 같은 누나인데… 늘 그렇게, 가족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자신의 기회를 조용히 접을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선택이 얼마나 어려웠는지 그땐 몰랐지만,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저도 창업을 하던 해에 아이가 생겼습니다. 하루가 통째로 사라지는 시기였습니다. 창업, 육아, 공부, 그리고 가장의 책임... 다시 못 했던 학사 공부를 시작하면서그 무게는 버겁게 쌓였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누나를 생각하며 “그래도 이 정도면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누나도 그랬으니까… 하루 한 시간도 못 자면서 교수 일 하고, 아이 키우고, 치프일에 봉사활동까지 하던 사람이니까. 그에 비하면 내 하루 두 시간 잠은 뭐, 호사라고 생각했었습니다.
누나는 언제나 뒤에서 조언했습니다. 말을 아끼다가 꼭 필요한 순간에 던지는 한마디…. 솔직히 듣기 싫었습니다... 그 말이 맞을수록 더 싫었죠.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간이 지나면 그 말들이 다 맞아들어갔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출근 중입니다. 를 쓰며 누나가 내게 써준 추천사를 처음 읽었을 때,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문장엔 가족의 눈으로 본 나의 시간이 담겨 있었습니다. 불안, 후회,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용기까지...
나는 아마 누나를 보며 ‘살아낸다는 건 이런 거구나’를 배웠던 것 같습니다.
누나는 여전히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알 것 같습니다.
다음 번에도,누나의 말은 또 맞을 거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