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도우미 신청해야 하나?

지금 아니면 못 받을텐데

by 람율

조리원을 갈지 말지는정말 오래 고민했지만 산후도우미는 서비스는 당연히 신청하려고 했었다. 조리원보다 비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 집이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전문가의 손길을 받을 수 있다는게 안심이 됐다.


그런데 조리원을 중간에 퇴소하면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이모님께서 오기로 한 날짜를 앞당기지 않은 것이다! 그리고 심지어 주말이라 날짜를 바꿀 수도 없어서 친정엄마께 부랴부랴 SOS! 근데 나중에 알았지만 딸 둘을 다 키운 친정엄마도 신생아를 키워 본 지 너무 오래됐다는 사실이다. 서툴렀다는 말이다.


엄마, 아빠, 할머니까지 도합 130년을 산 어른 3명이서 갓난아기 1명을 달래느라 온 힘을 다 써버린 주말 지나고, 목 빠지게 기다린 월요일이 왔다. 물론, 집에 성인 3명이나 있는데 왜 산후도우미가 필요하지라는 생각이 든다면, 당신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초월한 존재이거나, 신생아를 한 번도 돌보지 않았다는데 내 머리카락을 건다. 안 그래도 없는 머리숱인데 출산 후 더 빠져서 한가닥 한가닥이 매우 아주 소중하다.


너무 반가웠는데도 불구하고 이모님이 이상했다. 아이라인 취향이 그런 건지, 문신이 애매하게 지워진 건지를 떠나 왜 화장을 하고 오신 건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아기도 예쁜 사람을 좋아한다라는데 그게 무슨 상관인가 했다. 쌍둥이를 동시에 볼 정도로 경험이 많다고 하시는데 이런저런 말만 하시고 아기 케어는 언제 시작하시는 거지?


점심은 무슨 맛으로 먹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갔고, 산모는 쉬어야 한다길래 방에 들어가 가만히 누워있었다. 밖이 조용하길래 나가보니 아기 옆에 누워 자고 계셨다... 전날 놀러를 다녀와서 피곤했다고 하시는데 원래 산후도우미는 다 이런 건가? 내가 그동안 잠을 많이 못 자서 사리분별 판단이 안 되는 건가? 친정엄마보다 나이 많으신 분께 내일부턴 안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기엔 내가 너무 모질게 느껴졌다.


우리 집은 다른 집과 달리 집에 친정 엄마가 계셔서 도우미 이모님이 오시기엔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물론 성인 한 명당 점심 차림비용이 추가되긴 하지만 산모와 아기 케어에 온전히 신경 쓰기에 심히 신경 쓰이는, 어쩌면 산모보다 더 잘 다뤄야 할 존재랄까. 그래서 와주시기로 한 것만으로 감사하기로 했는데 이건 아닌 거 같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다.


남편이 퇴근하기만을 또 목 빠지게 기다렸고, 오늘 있었던 얘기를 하다 보니 눈물이 나왔다. 임신하면 감정기복이 심해서 눈물이 많다고 하는데 왜 난 출산하고 나서 우는 일이 더 많은지 모르겠다. 남편도 가만히 듣더니 자기도 이건 아닌 거 같다고 업체에 전화를 해보겠다 했다. 업체 사장님은 다른 이모님으로 바꿔주신다고 했지만 이미 마음의 상처와 함께 신뢰도가 떨어진 상태였다. 베이비페어에서 이모님이 가장 많은 곳이라고 해서 기대했지만 수가 많다고 그만큼 좋은 이모님이 많다는 건 아니었다.


가족의 안위가 달린 중요한 일이라 부랴부랴 다른 업체를 알아보다 종교단체에 뿌리를 둔 곳은 적어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 연락했다. 별 다른 기대가 없어서였을까, 새로 오신 이모님은 너무 좋은 분이셨다. 거의 쉬지도 않으시고, 없던 일까지 끄집어낼 정도로 열심히 아이와 우리 집을 케어해 주셨다. 나중에는 우리 집이 이렇게 깨끗해질 수 있는 것에 다들 놀라워했다. 진짜 청소의 신이었다. 너무 감사해서 매일 조금이라도 과일이나 간식을 챙겨드렸고, 그럼 더 열심히 하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 끝나는 게 너무 아쉬워서 일주일 더 해달라고 부탁드렸다. 100% 자부담이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그때 잘한 것 같다. 적어도 한 달 정도는 정부에서 산후도우미 지원해 주는 정책으로 바뀌면 얼마나 좋을까.


낯선 사람이 우리 집에 온다는 건 누구나한테나 부담스러운 일이다. 그 불편함을 버티고 내가 집에서 편히 쉴 수 있을까? 그분이 과연 내 아기를 정성으로 돌봐줄 수 있을까? 괜히 이상한 사람이 와서 돈만 버리는 게 아닐까, 산후도우미에 대한 고민들이 많았다. 그래도 조리원처럼 해보고 안되면 취소하면 된다는 생각에 신청했었고, 첫 번째 이모님은 대차게 실패했지만, 두 번째 이모님은 성공했다. 산모들이 자기와 맞는 이모님을 한 번에 만나면 좋겠지만, 이상하다 싶으면 주저하지 말고 연락하길 바란다. 그 잠깐이 앞으로 힘든 육아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산후도우미 업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서 운영하는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https://www.socialservice.or.kr:444/)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품질평가, 이용자수, 제공 인력 수, 평점 등을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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