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먹어도 되나?

지금 꼭 먹고 싶은데

by 람율

임신을 준비하면서 건강한 몸을 위해 운동을 하고 영양제를 챙겨 먹었다. 그리고 미리 준비했던 건 취향에 맞는 디카페인 원두였다. 하루라도 빠짐없이 집에서 커피를 내려 먹고, 점심 이후에도 마실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는데, 임신과 수유 중에는 많이 마실 수 없었다. 하루에 아메리카노 한잔은 괜찮다고 하지만, 카페인은 초콜릿에도, 녹차에도, 탄산에도 들어있어 괜히 하루 권장량을 넘길까 신경 쓰였다. 참고로 카페인을 먹으면 태아에게 전달이 되어 성장 발달 지연, 조산 유산 위험성이 높아진다.


그래서 디카페인 원두를 찾아봤는데, 일반 프랜차이즈에서는 CO2나 사탕수수를 이용해 카페인을 97%로 제거하지만 스위스워터, 마운틴워터 방식은 화학 용매 대신 물을 사용하여 카페인이 99% 제거한다고 한다. 다양한 가공 과정을 거친 원두를 사서 먹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허브차들이 카페인이 없다고 해서 루이보스티, 캐모마일, 레몬밤, 히비스커스 등을 종류대로 샀지만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카페인의 그 허전함을 채우긴 힘들었다.


다행히 술은 좋아하는 편은 아니어서 금주가 아쉽진 않았다. 그렇지만 못 먹는다고 하니 왠지 잘 찾지도 않는 시원한 맥주 한입이 그렇게도 그리울 건 뭐람? 시중에 무알콜 맥주가 있지만 아무래도 가벼운 맛이라 디카페인 마시는 것처럼 처량한 신세긴 하지만 말이다.


「법적으로 알코올 도수 0.00~0.5%미만의 음료는 무알콜 음료 또는 논알콜 음료로 분류됩니다. 그래서 0.00%라 적혀있는 제품만이 실제로 알코올이 완전히 제거된 음료입니다. 무알콜 음료에도 향료, 보존료, 인공감미료가 포함되어 있어서 임신 중 민감한 몸에 자극을 줄 수 있어 섭취에 주의해야 합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겠지만, 나는 육회, 연어, 치즈, 반숙 계란 등 덜 익은 걸 좋아한다. 위의 것들은 특히 초기에 태아의 뇌, 신경, 심장 등 기관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정말 먹고 싶을 땐 육회를 구워 먹거나 연어 아부리를 먹었다.


과일은 파인애플이 자궁 수축을 유도한다고 해서 이거 빼고 나머지 엄청 골고루 먹었다. 그랬더니 임신성 당뇨 1차 검사에서 걸렸다. 임당 역시 산모와 태아에게 고혈압, 임신 중독, 합병증, 사망 위험 증가로 위험한 증상이다. 이미 사둔 과일은 가족들이 잘 먹고 나는 2차 검사를 하기 전까지 식단관리를 했다. 1차 임당은 토할 것 같은 달달한 포도당 용액을 먹고 피검사를 한번 하는데, 2차는 금식하고 용액 또 먹고 피검사를 1시간 간격으로 4번 한다. 다행히 2차를 통과했고 그 이후로 과일은 안 먹진 않고 조금씩 먹긴 했다.


매운 음식은 많이만 안 먹으면 돼서 이것 말고는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게 없다. 초기엔 입덧으로 식욕이 없고, 후기로 갈수록 뭘 먹어도 속이 더부룩하고 많이 못 먹게 된다. 그러니 입맛 땡길 때 적당히 맛있게 먹길! 산모와 태아의 건강함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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