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애완견, 초롱이

by 박대우

우리 집에는 개가 한 마리 산다. 이름은 초롱이. 수컷이다. 원래는 내가 방울이로 하자고 했다가 7살 된 큰딸이 초롱이로 하자고 해서 별수 없이 초롱이가 되었다.

내가 개를 좋아해서 집사람에게 개를 키우자고 계속 우겼다. 마지못해 집사람이 강아지 한 마리를 시골 지인에게 구해서 데리고 왔다. 처음엔 아주 조그마해서 소파 밑에 숨으면 잘 보이지도 않았었는데 벌써 19살이 되었다.

우리 집 개는 치와와와 토종이 반반 섞인 믹스견이다. 개에게는 사료만 주고 사람 먹는 음식은 주지 말아야 오래 산다는 것도 우리 집 개에게는 예외다. 우리 식구들이 먹는 걸 같이 다 먹었어도 아직 끄떡없이 튼튼하다.

우리 집 개는 잘못 훈련을 시켜서 그런지, 아파트 거실이든 방이든 가리지 않고 오줌도 싸고, 똥도 싼다. 본래 화장실에 용변을 봐야 하는데 반 정도는 화장실에서 해결하고, 나머지는 방, 거실 등 가리는 곳이 없다. 어떨 때는 집안 전체에 지린내가 퍼져 "저 개 언제 안 죽나?" 진심으로 바랄 때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 개가 온 집안을 배변 장으로 활용해도 진정 나는 초롱이를 나무랄 수가 없다. 초롱이가 우리 집 아이들에게 끼친 정서적 영향이 값으로 따질 수 없이 엄청나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아이들에게 엄격했다. 우리 집 아이들은 나에게 혼나면, 옛날에 내가 아버지에게 혼난 후 마당에 있는 개를 끌어안고 마음의 위안을 얻었듯, 초롱이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아이들은 초롱이와 함께 자기도 하고, 산책도 시키고, 장난도 하고, 옷도 입혀주고, 집도 지어주고 했다. 아이들에겐 단지 개가 아니라 마음을 위로해 주는 친구였을 것이다.

하긴 나도 마음의 위안을 가끔 초롱이에게서 얻는다. 술을 끊기 전의 일이긴 하지만, 저녁 회식 때 통닭이 남거나, 고기가 남으면 초롱이를 먹여 준다고 음식 남은걸 싸 왔었다. 초롱이는 내 서재에 산다. 하긴 거기가 초롱이 방인지 내 서재인지는 구분이 명확하진 않다. 가져온 통닭과 맥주 한 캔을 가지고 초롱이와 논다.

남는 통닭을 초롱이에게 주다가, 맥주 한 캔을 딴다. 그 통닭은 초롱이 간식이자 내 안주가 된다.

"초롱아! 인생이 왜 이리 힘드냐? 대답 좀 해라." 초롱이는 까만 눈으로 나를 보며 통닭이나 더 달라는 눈빛이다 "통닭이나 더 줘라! 이 주인 놈아! 맨날 오줌 싼다고 구박하더니 오늘은 웬일로 이렇게 친절하냐?"

사실은 초롱이도 많이 늙었다. 요즘은 간식을 던져줘도 어디 있는지 잘 찾지를 못한다. 잠도 죽은 듯이 잔다. 저번에는 진짜 죽은 줄 알고 놀라서 깨웠더니 다행히 눈을 떴다. 초롱아. 오줌을 아무리 싸도 좋으니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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