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과 눈물

by 박대우

어제 직장에서 같은 대학 출신의 관리직 모임이 있었다. 관리직만 따로 모인 모임이었는데 20명 남짓 모였다. 모임은 너무나 형식적이었고 서로에게 건네는 말들은 공허했다.


어제 어떤 사람을 두고 "능력이 없고 인간성이 나쁘다."라며 흉을 보던 사람이 오늘 모임에서는 그 사람에게 "잘 있었지? 고생이 많아. 네가 있어 우리 조직이 잘 돌아가! 사랑하고 존경해!'"라며 칭찬했다. 듣기 민망했고 역겨웠다.


서로에게 아무런 관심도 없으면서도 회식 자리의 대화는 가식적인 말들로 넘쳐났다. 좋아해요! 훌륭해요! 보고 싶었어요! 온갖 좋은 말들의 호사스러운 경연장 같았다. 저 말 중 과연 몇 마디의 말이 진실일까?

자리에서 나가고 싶었지만, 어찌하랴? 이것도 사회생활인 것을.


모임에 참석하지 않으면, "걔, 왜 안 왔대?' , "요즘 자주 안 오더라. 어디 아픈가?", "누군 오고 싶어 오나?" 등등의 말들이 쏟아질 것이고, 참석하자니 앉아 있기가 정말 고역스럽고.

그렇게 모임이 마쳐졌다.

길을 가는데 갑자기 눈물이 나왔다. 공허하고 호사스러운 말들이 내게 눈물을 선물해 준 것 같았다.

누가 나의 슬픔을 알까? 또 나는 다른 이들의 슬픔을 얼마나 알까?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저 검고 깊은 고독의 심원을.

각자가 외로울 뿐이다. 타고난 운명처럼. 뭐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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