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주로 인간관계 때문일 것이다. 특히 싫어하는 사람을 매일 만나야 하는 스트레스는 정말 견디기 힘들다. 불교에서 말하는 4가지 고통인 생로병사(生老病死)에 4가지를 더하여 8고(苦)라 하는데, 그중 하나가 원증회고(怨憎會苦)이다. 미워하는 것을 만나는 괴로움이라는 뜻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있다. 매일 만나야 한다. 그것도 업무상 아주 가까운 사람. 같이 말하는 것 자체가 고통이고, 보는 것 자체가 힘들지만, 업무상 얼굴을 펴고 웃으면서 만나야 한다. 나는 아직 그런 쪽에 고수가 아니라 그런 걸 잘하지 못한다(그렇다고 아주 하수도 아니지만). 다행히 명상을 한 탓인지 점점 그 고통(화와 분노)에서 조금은 멀어지고는 있는 것 같이 느껴지지만, 업무로 부딪힐 때 겪는 그때그때의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나도 상대방도 각각 개성을 갖춘 인격체이다. 상대방이 생각하는 것과 주장하는 것은 상대방의 고유 권한이다. 그걸 인정해야 한다. 업무적으로야 일을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지만, 그로부터 파생되는 감정적인 부분들에 대해서는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을 업무와 분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타인에게 바라는 기대 수준을 나 자신의 내면에서 낮춰야 할뿐더러, 타인에게 대우받고자 하는 욕구도 없애 나가야 한다. 그래야 진정으로 업무와 감정을 분리할 수 있고, 그를 통해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내면의 능력이고, 품성이자 인격인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능력. 그 능력이야말로 원증회고(怨憎會苦)의 고통, 더 나아가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다.
오늘부터라도 그 사람을 조금만 덜 미워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