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기 모임, 그리고 늙어 간다는 것

by 박대우

지난주 대학 동기 모임을 하였다. 우리는 모두 52명이 졸업을 하였는데, 같은 지역에 많이 있기도 하지만 먼 지역에서 살고 있는 동기들도 많다.

다른 학과나 같은 과 선배, 후배들보다 우리 동기들은 특별히 되바라지는 애들이 없어 모임이 잘 되는 편이다. 일 년에 서너 번 모이는데 제법 많이 모인다.

이번에는 15명가량이 모여서 1박 2일로 모임을 했다. 낮에는 산행했다. 저녁에는 떡갈비로 푸짐하게 먹고, 콘도에서 소주도 한잔했다. 콘도 지하에 있는 노래방에도 갔었다.


우리 동기들이 처음 만났던 것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20살 초반이었다. 벌써 34년이나 지나 그때 싱싱했었던 우리는 이제 55살 전후의 나이가 되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60살이다.

처음 직장에 나갈 때, 60살 가까이 먹은 선배들을 보면 '저 사람은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살까?' 생각했었는데, 이제 우리가 그 나이가 된 것이다.


모두 다 늙어 버렸다. 나는 내가 얼마나 늙고 나이가 든 것인지 평소엔 잘 모른다. 그런데 우리 동기들을 만나보면 '아! 나도 저렇게 늙어 보일 텐데!'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며 내 나이를 실감한다. 세월에 버티지 못하고 세파에 찌들어 노쇠해 버린 것이다. (좀 지나친 표현인가?)

어떤 애들은 벌써 손주를 보기도 했다. 그런데, 이런 나이에도 우리끼리 놀다 보면 20대 때 대학에서 놀던 그 기분이 난다. 지금의 나이를 잊는 것이다.


바람처럼 지나가긴 했지만 젊고 풋풋하던 시절이 있었다.

가끔 대학 때의 사진을 접할 때가 있다. 지금은 할아버지처럼 보이는 동기들도 대학 때의 모습은 어린 티가 벗어지지 않은 푸르름 그 자체였다.

그때 젊음이 그렇게 좋고 싱싱한 건지 어찌 알았겠나? 그때는 몰랐었지. 하긴 지금 젊은 애들도 자신들의 지금 시절이 얼마나 좋은지 잘 모르긴 할 것이다.


사회 초년병 시절, 60살 가까운 직장 선배가 "너! 참 좋을 때다!" 하고 말할 때 그게 무슨 의미인지 정확히 몰랐었는데 이제야 그걸 알겠다.

다행히 아직 우리 동기 중에 죽거나 심하게 병을 앓아 힘들게 사는 동기들은 없다. 그래도 건강이 제일 걱정이다. 어느새 우리 건배사가 '건강하게 잘 살자!'라는 류가 되었으니 말이다.

모두가 100살까지 다 지금처럼 건강하게 만났으면 좋겠다. 부디 다 같이 행복하고 건강하자. 동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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