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애완견 초롱이의 나이는 19살이다. 9살이 아니다. 19살이다.
인간의 나이로 치면 100살이 넘은 노친네이다. 수컷인데 이제 나이가 있으니, 허리도 굽고, 걸음걸이도 삐뚤삐뚤하다.
간식을 옆에 던져줘도 잘 찾지를 못한다. 후각이나 청력, 시력이 예전과 같지는 못하지만, 아직 정정하시다.
우리 초롱이한테 좀 미안한 건 아직도 총각이라는 것과, 한 3년 전 머리에 혹이 조금 났을 때 떼어 주지 못했던 점이다.
머리에 혹이 스멀스멀 커지더니 지금은 머리에 좀 징그럽게 났다.
한 2년 전에 동물 병원에 수술을 의뢰했었는데, 노견이라 수술 하면 생명에 지장이 있어 수술 불가라고 했다. 다행히 머리의 혹은 악성 종양은 아니라고 했다.
지금은 그 혹에 물집이 잡히고 냄새도 나지만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어쨌든 그 나이에 비해 건강하고 먹는 것도 잘 먹고 해서, 아직 돌아가실 날은 좀 먼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늙은 초롱이를 우리 집사람, 그리고 우리 딸들이 지극 정성으로 돌보고 있다.
잠자리, 먹는 것. 뭐하나 부족함이 없다.
초롱이 치아를 위한 간식, 건강을 위한 아미노산 간식 등등, 사랑을 아직도 받고 있다. 그래서 초롱이의 노후가 조금은 부럽다.
오래 건강하게 살아 있기도 하지만 사랑을 충분히 받고 별로 부족함이 없어 보여 그 노후가 부러운 것이다.
나의 노후는 어떨까?
젊을 땐 어디가 안 좋아 병원에 가면 "아무 이상이 없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소리를 들었지만, 나이가 들어서 병원에 가면 "이러이러한 병이 있으시네요!"라는 말을 듣는 나이가 되었다.
시대가 많이 바뀌어 이젠 자식들이 부모를 돌보지도 않는다. 다만 부부가 서로 의지하고 돌봐 줄 뿐이다. 결국 의지할 건 부부뿐이다.
그러나 아주 아프게 되면 요양원에 맡기기도 한다. 요즘 뉴스에는 요양원에서 약을 과잉으로 투약해 노인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기사가 많이 나오고 있다. 남의 얘기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어디가 아프게 될지,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겠지만, 그런 생각으로 초롱이를 보게 되면 초롱이는 참으로 편안한 노후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이 조금은 든다. 그렇다고 개를 부러워해서는 되겠는가마는, 같은 개 팔자라도 초롱이 팔자는 다른 개들에 비해 어쨌든 좋은 팔자라는 생각이다.
전생에 뭔 복을 지었길래, 우리 초롱이. 행복한 노후를 저리 보내는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