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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라빵 Apr 12. 2022

공항 지상직 - 공포의 게이트 손님 찾기(2)

비행기를 제시간에 탑승하지 않을 경우 지상직원이 겪을 수 있는 일.



오늘 글은, 해외여행 시 면세점 쇼핑하고

출발시간 가까워져서 느긋하게 가도 되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


공항에서 탑승객이 비행기를 늦게 탈 경우,

지상직원 겪을 .


물론 이건 내가 일했던 지점만의 특별한 의식(?)이기도 하다.

의식이라기 보단 룰이라고 말하는 게 맞을 수도.


먼저 체크인의 기본 룰에 대해서 설명하자면

1. 여권을 받는다.

2. 손님 수하물 유무 확인 후 접수

3. 보딩패스(탑승권)를 드릴 때, 반드시 여권 이름과 똑같은지 네임 체크 후,

손님께 탑승구 안내와 몇 시까지 오셔야 하는지 안내를 한다.


이것이 체크인이 기본 룰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직원이 3번 룰을 철저히 지켜 안내하더라도

탑승시간을 지키지 않는 승객분들이 있다.


그리고 늦은 탑승으로 인한 출발 지연.

사실 나는 이것을 100% 승객 과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 지점에선 그렇지 않았다.

손님이 탑승구에 늦게 와서 출발이 지연될 경우,

지점장은 늘 그 손님을 체크인했던 직원 과실로 돌렸다.


지점장이 늘 직원들에게 입버릇처럼 달고 살던 말.

"체크인할 때 제대로 안내했으면, 손님들이 늦을 일이 뭐가 있어??

제대로 안내를 안 하니까 손님이 늦는 거야 이 사람들아."

하..

이 글을 쓰는 이 순간도 한숨만 나오는 말이다.


그래서 손님이 탑승구에 늦게 와서 비행기 출발시각이

1-2분이라도 지연되는 날에는

늘 그 손님을 체크인 한 직원이

누군지 찾아서(보통 시스템에 그 직원의 ID가 남는다)

그 직원은 경위서를 써야 했다.


마지막으로 가장 늦게 탄 승객을 체크인 한 직원이 누군지

ID를 검색할 때엔, 정말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기 전처럼 심장이 떨렸다.

그리고 내 ID도 꽤 많이 나왔었다. hahahaha.


그리고 사실 직원의 과실은 없기에,

쓸 내용도 없는 경위서를 쓰느라 정말 애먹었다.

그래서 한 번은 정말 만화 마지막 페이지에 쓰여있는 데로


1. 나는 손님에게 탑승 시간을 제대로 안내함.

2. 그러나 손님이 탑승구에 늦게 show up하심.

3. 그러므로 나는 잘못이 없음


이렇게 써본 적이 있는데, 별 얘기가 없었다.

아마도 경위서를 받기만 하고 읽지도 않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도 정말 간이 크다)


비행기는 고속버스와는 다르게 출발 10분 전에는 door close를 하는 게

규정이다. 그리고 한 번 닫힌 비행기 문은 절대 쉽게 여닫을 수 없다.

(테러 위협 등의 이유로)


그러므로,

비행기를 탑승할 일이 있다면

꼭 탑승시각에 맞추어서 탑승구로 향하자.



작가의 더 많은 만화를 볼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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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sorap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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