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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윈이야기 Jul 31. 2020

지랄견이라니 오해라고!

악마견의 탈을 벗은 '잭 러셀 테리어'의 맴찢 첫 날밤

잠이 안 온다.


견생 4개월 차,  이제 막 새로운 보금자리에 도착한 아기 댕댕이. 앞으로 #다윈이라 불리게 될 수컷 '잭 러셀 테리어'


끼잉- 끼이잉

녀석은 30분째 침대 주위를 공전하며 끙끙거리고 있다.


우리는 침대 속에서 서로의 손을 꼭 잡고

크게 들숨을 뱉고, 하품을 내쉬며

저 작은 생명이 편안하게 잠들기를 기도한다.


괜찮겠지? 괜찮겠지?

눈을 감지도 않았는데, 벌써 눈 앞이 깜깜하다...


충분히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지난 몇 번의 주말 동안 도서관에 들러 우리는 신작 도서를 잔뜩 읽었다. <긍정교육>, <카밍시그널>, <몸짓언어>, <세상에나쁜개는없다> 등... 모두 강아지 반려에 관한 책들이었다.


프리미엄 회원권까지 구매한 유튜브의 피드는 <동물농장>과 <세나개> 영상으로 가득하다. 어림잡아 수백 마리의 반려견을 보며 우리는 웃고, 읽고, 배웠다.


이 정도면 충분하잖아?! 우리가 놓친 게 있었나?!


응, 우리가 틀렸다.


생명을 책임지는 일은 아픔이 먼저였다.

텅 빈 머리로 우리는 즐거움만 생각했다.

하지만 웃음소리 만으로는 좋은 반려견도 좋은 주인도 될 수 없었다.


그냥 우리는 착했다. 그래서 아직은 멍청한 보호자다.


모든 생명은 각자의 방식으로 특별하다. 나는 다윈이 금방 내 말을 알아들을 것이라 착각했고, 그렇게 믿고 싶었지만... 녀석은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제 나는 울먹이며 말하고 있다.

이제 자리에 가서 자 다윈~


손꼽아 날짜를 세어가며 다윈이 집에 오는 날을 기다렸다.

달력에는 몇 개의 X 표시와 파랗고 굵은 볼펜으로 표시해 놓은 11월 30일이 뚜렷하다.


마침내 도착한 낯선 손님 앞에서 나는 하루 만에 저 녀석을 돌려보내는 상상에 이른다.


다윈이 괜찮겠지?

나 잘 키울 수 있겠지...

우리 행복할 수 있겠지...


마침 TV에서는 강형욱 훈련사가 나와 뼈 때리는 말을 전한다. '아파트+ 첫 강아지 + 잭 러셀 테리어' 조합은 진짜 큰일 난 거라고...


이런! 나 정말 큰일 났다.



Q. 당신은 반려견과의 첫날밤을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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