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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반려생활
코로나 시대의 건강법
개와 함께 달리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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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이야기
Jan 2. 2021
발리에서 만난 멋진 형은
서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바투볼롱의 길목에서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하는 두려움이 든 적이 있다고 했다.
안뜰에는 바나나와 코코넛 나무가 서 있는,
풀장이 달린 하얀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그의 말은
그의 깨끗한 숙소처럼 거짓을 찾기 어려웠다.
코로나 방역 강화로 운동을 못하는 요즘.
늦은 밤이면 나는 녀석과 함께 어두컴컴한 유수지 운동장으로 나간다.
불 꺼진 운동장의 싸늘함과
갓 들어선 선별 진료소의 서늘함이 만나
소란스럽던 운동장의 활기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다윈이가 짧은 소변을 마치면
우리는 기다렸다는 듯 연이어 운동장을 두 세 바퀴 달린다.
전력질주와 걷기를 가다 서다 반복하며
가끔은 철봉에 매달려보기도 하는 것이다.
차고 날카로운 바람으로 얼굴의 모공을 닫고,
녀석의 뜨거움 숨 김을 바라보며
온종일
번쩍이는 화면과 씨름한 하루의 피로를 푸는 것이
이 코로나 시국에 선택한 가장 최선의
건강법이다.
살짝 젖은 속옷을 갈아입고,
뜨거운 샤워를 마친 뒤 잠자리에 드는 기분이 훌륭하다.
이제 녀석은 우리의 팔다리 사이를 들고나가며
깊고 튼튼한 숨소리로 살아있는 것의 진동을
밤새 전해줄 것이다.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하는 두려움
을 조금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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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코로나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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