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의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말을 참 좋아했다. 순간일지 모르는 기억이 때론 섬광과 같이 눈이 부시게 각인되곤 해서 한 사람의 마음에 깊게 자리하고는, 그 사람의 에너지가 다해갈 때 잔잔히 발광하여 삶을 연명하게 하곤 했으니까.
세상의 것에 몸이 부서져라 최선을 다하는 사람에게서는 늘 빛이 난다고 믿어왔다. 그리고 나는 늘 나의 것이 아니었던 세상의 것에 목을 매는 빛나는 사람이었다. 열 살이던 나에게 마치 나의 것이 될 수 있다는 듯 다가온, 내가 목매듯 매달리던 그것은 그때의 나를 하루하루 살게 하였다. 그 하루는 모여 일주일이 되고 한 달, 일 년이 되다 열여덟 살, 고등학교 2학년 때 모든 것을 앗아가더라.
내가 선택한 것을 순전히 나의 의지로 그만두는 것과 나의 의지와는 다르게 그만두게 되는 것에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존재했다. 나는 후자인 쪽이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내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넓혀가며 나를 잠식했다. 내가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여겼던 이유들을 무시한 채 나의 선택을 의심하게 하곤 했으니까. 나의 잘못이 아님을 알고 있지만, 견뎌내지 못한 나의 손목을 탓하며 스스로를 증오하게 만들었다. 그러니까 내가 나의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내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빛내던, 이제는 나에게서 벗어난 세상의 것은 운동이었다. 나는 운동선수였다. 양궁. 그것을 넘치도록 사랑한 나는 양궁선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