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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여기

by 카도

서울에 올라 온 지 올해로 7년차.

2019년 1월에 서울에 올라와

작고 추운 자취방에 소박한 짐을 푼 일도 만 6년이 지났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상경의 이유였던 그 호기롭던 패기는,

이런저런 핑계들을 탄탄한 근거로 둔갑시켜

스스로를 합리화하며 소멸시켰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에 내가 있는 것 같다.



나는 국어학을 전공했지만

운이 좋게도 인공지능의 파도에 올라탔다.

그리고 그 파도에서 더 좋은 배로 옮겨 타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학도의 길은 무서워 뒷걸음질쳤지만

지금 탄 배는 연구를 위한 곳이고,

내 티켓에는 '국어학 전공' 도장이 찍혀 있다.



스스로 매번 운이 좋았다고 얘기하지만

결코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라는 것을

나 자신에게 증명해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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