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
이 도시의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나라,
바티칸 시국.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 라파엘로 등
전설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이 즐비한데
짐짓 생경한 조각상이 하나 눈에 띈다.
갓을 쓰고 도포를 두르고
두 팔을 벌리며 인자한 미소로 서 있는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성상이 있다.
1836년, 15세의 김대건은 사제가 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중국과 마카오로 향했다.
낯선 문화와 언어 속에서
그는 10여 년간 학문과 신앙을 갈고닦았고,
1845년, 상하이에서
조선인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고 고국으로 돌아왔다.
그로부터 1년 뒤, 그는 체포되어 순교했다.
스물여섯의 짧은 생이었다.
김대건 신부님에 대해 흥미로운 정보들이 많았다.
김대건 신부님은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이라는 노래 4절에
84번째 인물로 등장한다.
그의 수식어는 '순교'이다.
그리고 202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등재되었다.
유네스코는 2004년부터 유네스코가 추구하는 이념과 가치가 일치하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 명사의 기념일을
유네스코 연관 기념행사로 선정해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
그의 삶을 기리는 전기영화 <탄생>도
탄생 200주년인 2022년에 개봉되었다.
윤시윤이 김대건 신부님을 연기했고,
안성기, 윤경호, 이문식 등이 함께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는 동양인 최초로
바티칸 광장에 성상으로 세워졌다.
서양의 성인들 사이에서,
조선인의 모습이 우뚝 선 장면은
비로소 역사와 믿음, 고난과 영광이
교차하는 하나의 상징이 되었다.
그의 세례명은 '안드레아'인데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해
그를 한국인 최초의 성인으로 시성한 뒤,
전 세계 가톨릭 신자들이
‘대건 안드레아(Taegon Andrew)’를
세례명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신혼여행 중 바티칸 투어를 하며
가이드님께 들었던 짧은 설명이
너무 인상깊은 나머지
이렇게 글로 남기게까지 되었다.
나는 종교는 없지만
바티칸을 다녀오고 나면
종교인들의 신념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