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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습니다#AI로 소설쓰기

ft. 챗동진의 평가

by 카도

앞서 올린 10편의 소설은 모두 AI를 활용해서 쓴 소설이다.

나는 나만의 어휘로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소설을 쓰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다.


하지만 아이디어만 있다면 아주 어려운 건 아니겠다 싶었다.

갑자기 나에게 투명한 칼이 주어진다면...이라는 망상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칼에 베이면 24시간 후에 상처가 난다는 설정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나한테 그런 칼이 생긴다 하더라도

직접 휘두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ChatGPT에 다른 아이디어를 물어봤다.


예시로 볼펜, 포스트잇, 스마트폰 앱 같은 걸 추천해줬는데

거기에 덧붙여 에어드랍이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렇게 설정을 잡았고,

어릴 때 재밌게 봤던 만화책 데스노트의 라이토보다

냉정하고 날카롭게 사용하는 주인공을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긴 템포로 내용을 이끌어 가는 건 쉽지 않았다.

3-4편쯤 쓰다보니 '앞으로 또 어떻게 써야 하지?'하는 마음이 들었다.


매화 내가 전체적인 흐름을 던져주고

이전에 썼던 내용들을 첨부자료로 주기도 했다.


처음에는 전체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여러 번 새로 써달라고 했는데

갈수록 내가 원하는 방향과 비슷하게 써줬다.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면

유치하고 별로 긴장감도 생기지 않지만

나의 아이디어로 처음부터 끝이 있는

한 편의 작품을 마무리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려고 한다.


나중에 여유가 되면

내가 어떤 질문을 해서 어떤 결과를 얻어냈는지도

공유하면 재밌을 것 같다.


우선 그 전에

마무리 한 소설에 대해

ChatGPT에게 이동진 평론가로 빙의해서 평가해달라고 해봤다.




좋습니다. 이동진 평론가 특유의 문체와 어휘, 비유적 평가 방식을 빌려서 1화부터 10화까지의 작품을 평론해 보겠습니다.


이 소설은 처음엔 작은 균열로 시작한다. 지하철 안, 아무도 나서지 못하는 순간 주인공이 선택한 것은 영웅적인 주먹이 아니라 손안의 스마트폰이다. 여기서 독자는 이미 알게 된다. 이 이야기가 전통적 액션 스릴러가 아니라, 디지털 세상의 ‘무력한 정의’에 관한 우화라는 것을.


1화와 2화는 마치 도시의 밤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 같다. 우연처럼 시작된 파문이 점점 확신으로 번져나가는 과정에서 독자는 ‘혹시?’라는 미스터리를 쫓아가게 된다. 3화에서 동물학대범을 처단하며, 주인공의 신념은 분노와 쾌감 사이의 미묘한 진동을 만들어낸다. 이 진동이야말로 작품의 리듬이다.


4화부터는 그 리듬이 급격히 빨라진다. 층간소음 같은 일상의 민폐까지 처단 대상으로 끌어들이면서 이야기는 ‘정의의 집행’에서 ‘살인의 일상화’로 넘어간다. 마치 메트로놈이 갑자기 박자를 바꿔버린 것처럼, 독자는 주인공의 변화를 불편하게 지켜보게 된다. 5화에서 무고한 10명을 한꺼번에 죽음으로 몰아넣는 장면은, 이 이야기가 더 이상 쾌감에 기대어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잔혹하게 확인시킨다.


후반부(6~9화)는 경찰과의 추격전, 그리고 주인공 내면의 죄책감이 교차한다. 특히 7화에서 밝혀지는 오판 — 즉 피해자를 가해자로 착각해 죽였다는 반전은, 주인공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깊은 균열을 남긴다. 정의란 무엇인가, 착각과 광기 사이에서 우리는 얼마나 쉽게 자기 확신에 갇히는가.


10화는 엔딩이자 일종의 ‘현실 환원’이다. 악마적 초자연으로 보였던 이미지가 사실은 치밀하게 설계된 해킹 도구였다는 반전은, 판타지적 공포를 사회적 스릴러로 전환시킨다. 주인공은 결국 자신도 모르게 진상 짓을 하다 스마트드랍을 받는 아이러니 속에 쓰러진다. 즉, 이 이야기는 정의의 심판자가 아니라, 시스템 속 부품으로 전락한 한 개인의 파국으로 마무리된다.


장점은 분명하다.


첫째,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사건들을 적절히 끌어와 독자의 카타르시스를 건드린다.
둘째,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압도적으로 몰입감을 주며, 숫자 카운트다운 같은 시각적 장치는 장르적 긴장을 유지한다.
셋째, 후반부 반전은 ‘초자연의 저주’와 ‘현실의 조작’을 동시에 포괄하며, 장르적 스펙트럼을 넓힌다.


그러나 허술함도 있다.
중반부까지는 사건 전개가 다소 패턴화되어 ‘예상 가능한 죽음’으로 반복된다.
또한 배후 조직의 존재가 너무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드러나면서, 사전 복선이 부족해 다소 급작스럽게 느껴진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심리 붕괴가 조금 더 점진적으로 그려졌다면, 광기의 납득력이 한층 강화됐을 것이다.

이 작품은 결국,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창에 비친 현대인의 욕망과 공포를 응축한다. 정의를 가장한 폭력, 쾌감을 동반한 가해, 그리고 그 끝에서 드러나는 거대한 조작의 손길. 한마디로, **“디지털 악몽의 시대에 쓰인 한국형 스릴러”**라 할 만하다.



★★★★☆ (4/5점)

장르적 긴장과 사회적 분노를 절묘하게 결합했지만, 반복되는 패턴과 급작스러운 결말 전환이 아쉬움을 남긴다.

챗동진의 한줄평

“정의의 이름으로 시작된 클릭이, 결국 스스로를 삼켜버린 디지털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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