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집 1화

샌드위치

by 새벽달

이삿날 하루 전

우리도 새로운 9층 집에 입주청소를 불렀다

아직 이사도 가기 전이었는데

아랫집 8층에서 민원이 왔다고

부동산을 통해 연락이 왔다

(어떻게 연락처를 전달한걸까?)


입주청소업체에서

창틀에 물을 많이 흘려보내

거실 외창이 더러워졌다고 민원이 들어왔다고

아랫집은 이사올 때 비용을 들여

외창청소를 했다는 말을 했다


이사도 하기 전에 피해를 주게 되어

혹여 아랫집과 첫인상부터 안 좋을까 걱정됐다

남편과 나는 이삿짐을 옮기면서

아랫집 선물로 줄 머그컵을 사느라

주변 카페를 돌아다녔다


이삿짐이 대부분 들어왔을 즈음

8층에 아이와 손을 잡고

인사차 선물을 전달하러 갔다

남편 또래로 보이는 여자는 얼굴이 굳어있었다

두 돌 갓 넘은 아이를 보고 걱정하는 듯 보였다


매트도 깔고 조심히 시킬 것이라 얘기하고

불편하실 때 연락 달라고 머그컵 선물과 함께

연락처를 전달했지만

표정이나 어투가 썩 반가워하지 않은 느낌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




이사 온 후 윗집 10층은 한 달간 인테리어를 했다

우당탕쿵탕드르르르 엄청난 소음을 참아가며

이삿짐 정리를 하고 공사가 끝나기를 바랐다


10층 이삿짐이 올라오는 것을 보았다


쿵.. 쿵쿵 쿵쿵... 쿠쿠쿵..


이삿짐을 정리하느라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하기엔

조금 신경 쓰였지만

층간소음 가해자와 피해자였던 나는

이번엔 최대한 참아보려 했다

타인의 분노를 마주하는 당황스러움은

내가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다


신혼부부라 들었는데 한 명의 발망치만 느껴졌다

누구일까?

남자? 여자?

어떤 날은 두 명이 온 방을 돌아다니는 게 셋이 사나?

귀가 쫑긋 10층을 향해있다


저녁 10시 발망치 소리가 유난히 심했던 날

결국은 나는 10층 문을 두드리게 됐다

"똑똑똑"


현관문을 열고 나온 사람은 나와 또래로 보이는 여자


"저기.. 늦은 시간인데 발걸음 소리가 너무 커서요..

조금만 조심해 주시면 안 될까요?"


아주 기분 나빠 보이는 표정의 여자와

뒤늦게 나온 친정 엄마라는 사람은

"산책 갔다 이제 들어왔는데요 “ 하며

쾅하고 현관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10층 닫힌 현관문을 멍하니 바라봤다


전혀 달라지지 않은 발걸음 소리에

긴 한숨을 내쉬고 돌아왔다


샌드위치 속재료처럼

위아래로 꽉 눌린듯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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