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락하는 위키피디아·네이버지식인
여러분, 요즘 검색하실 때 어떠세요? 저만 그런가요? 구글에 "면접 자기소개 팁"을 치면, 검색 결과 첫 페이지에 이미 요점이 요약돼 있거나, ChatGPT를 열어 "자기소개 예시 3개만 알려줘"라고 묻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죠. 우린 의식하지 못하는 새에 '제로클릭 사회(Zero-Click Society)'로 성큼 들어섰습니다.
그럼 이제 블로그도, 브런치도, 우리가 피땀 흘려 만든 콘텐츠도 끝난 걸까요? 정답은 ‘아니다’ 입니다.
오히려 질문은 더 많아졌고, 더 자주 일어나며, 더 다양해졌습니다. 다만, 그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 달라졌을 뿐이죠. 이제 질문은 검색창이 아닌 채팅창에, 포털이 아닌 메시지 인터페이스에, 마치 누군가에게 말을 걸듯 자연스럽게 오고 갑니다.
"퇴사하고 뭐 해야 할까요?"
"이직 준비 언제부터 하면 좋을까요?"
"요즘 사람들은 어떤 글을 좋아해요?"
이 질문들은 명확한 검색어로 입력되지 않습니다. AI나 커뮤니티를 통해 간접적으로 표출되죠. 이는 직접적인 키워드 검색은 줄었지만, 질문 자체는 엄청나게 늘었다는 뜻입니다.
결국 사람들은 여전히 ‘나만의 맥락에 맞는 해석’을 갈망하고 있는 겁니다.
예전엔 "제목을 잘 써야 클릭이 일어난다"가 콘텐츠 업계의 불문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목만으로 메시지를 끝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클릭 유도 대신, 클릭 생략에도 버틸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해진 거죠. 그럼 이런 시대에 '브런치'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검색 결과에 직접 노출되는 글이 되는 것을 넘어, 더 중요한 것은 '관점 제시'입니다.
"그 생각, 조금 다르게 받아들이면 어떨까요?"
"그 답이 당신에게는 아닐 수도 있어요."
"질문을 멈추지 마세요. 방식만 달라지면 됩니다."
이런 문장들이 지금 브런치에서 살아남는, 아니 오히려 더 큰 빛을 발하는 이유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데이터는 이러한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개발자 커뮤니티 스택오버플로우의 게시글 수는 2025년 기준으로 기존의 1/4 수준으로 감소했고, 위키피디아 방문자 수도 수천만 명 이상 줄었습니다. 국내 대표 지식 플랫폼인 네이버 지식인 역시 2024년 대비 2025년에는 질문 수가 40% 가까이 급감했죠.
이는 사람들이 더 이상 '검색하고 기다리는 방식'의 답변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신호입니다. 대신 그들은 즉시적인 응답, 개인화된 조언, 직접적인 맥락 반영을 원하고 있어요. 이런 시대에 브런치형 콘텐츠는 그 공백을 채울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질문을 멈춘 게 아닙니다. 단지 질문에 걸맞은 사람과 공간을 새롭게 찾고 있을 뿐이죠. AI는 훌륭한 비서를 만들어줬지만, 해석은 여전히 사람의 몫입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당신의 관점과 문장은 누군가에게 다시 질문하게 만들 힘을 갖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계속 써야 합니다.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클릭 없이도 마음에 닿는 글을 위해서 말이죠.
여러분은 이 변화의 흐름 속에서 어떤 기회를 보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