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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니파더 Oct 27. 2024

그건 니 생각이고 2 (Feat. MBK, 홈플러스)

MBK, 홈플러스, 고려아연

고려아연과 한바탕 전쟁을 치른 MBK가 국감장에 출석했다는 기사가 오늘따라 눈에 띕니다.


MBK "홈플러스, 인수 후 유동화 점포 15개"[fn마켓워치] - 파이낸셜뉴스


늘 그렇듯이 국회의원들 입에서 갑자기 홈플러스 이야기가 나오면서 삼천포로 빠지는 모양새인데,


답변이라도 잘했으면 좋았겠지만 그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참고로 지난주 케이뱅크 IPO 불발 관련 CEO 메시지를 보면서 '그건 니 생각이고' 1편을 썼는데,


이번 MBK 인터뷰를 보니 '그건 니 생각이고' 2편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그러냐?


무엇보다 외부 대응이 이렇게 중요합니다.  


어설픈 답변은 폭풍우가 되어 돌아오기 때문이죠.


다시 주제로 돌아갑니다.


인수금융에 애정 많은 저로서는 우리나라 M&A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보는데요.


이 생각은  미국 CLO 심사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더 확고해졌습니다.


BSL (Business Syndicated Loan) 자체가 많지 않으니 CLO 시장이 한국에서는 크기 어렵겠더라고요.


암튼 인수금융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LP들이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들어와서 플레이해줘야 합니다.


자금도 팍팍 쏴주고 리스크 있는 딜에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높은 금리도 요구하고 받아갈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는 말.


우리도 이제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미국 시장처럼 활발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시장이 작은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지만,


시장이 잘 돌아가지 못하고 쉽게 Boom-Up 되지 못한 것에 MBK 책임이 일부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사이즈 큰 사모펀드가 주관하는 인수금융도 망가질 수 있구나'라는 공포감을 LP 투자자들에게 맛보게 해 준 것이 바로 MBK의 딜라이브 인수금융이기 때문이죠.


제가 취급하지도 않은 이 건 때문에 정말이지 은행에 있을 때 인수금융 취급하기가 너무 어려웠습니다.


더벨 - 국내 최고 자본시장(Capital Markets) 미디어


또 한 건 잊지 못할 실패 사례가 바로 '부동산 가치만 보고 들어가는 인수금융의 진짜 리스크'를 경험하게 해 준 MBK의 홈플러스 딜이 바로 그것입니다.


최근에 리파이낸싱에 성공한 듯 보이는데, 메리츠 금융지주 말고는 승자가 없어 보이는 건 왜일까요?


홈플러스, 메리츠 3개사서 1조3000억원 조달…자금난 우려 덜어 - 매일경제


물론 모든 딜이 성공할 수는 없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실패도 성공도 한 끗 차이이고 어떤 시기에 자금을 조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이 바닥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다만 LP를 모셔야 하는 (?) 사모펀드에서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한 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무슨 일이 있어도 대주단에게 절대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점.


딜라이브 건이 지금도 회자되는 이유는 수많은 LP들에게 큰 손실을 끼쳤기 때문입니다.


계획대로 딜이 Exit 되지 않는다면 길게 이어가면서 원금이라도 보장은 해줬어야죠.


아님 본인들이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도 보였어야 합니다.


대외적인 상황 때문이라는 말로 치부해 버리기에는 주관사의 책임이 너무 큽니다.


그런 작업 잘하라고 직접 운용 안 하고 사모펀드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도 하고 수수료도 주고 그러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MBK는 제 생각에 신의를 저버렸습니다.


홈플러스 인수금융도 마찬가지입니다.


건물 유동화라는 명목으로 자금을 회수했다고 하지만 결국 실질은 피인수대상 부동산 팔아서 인수금융 대출 상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압니다.


경쟁력이 떨어져서 점포를 폐쇄했다?


실제 홈플러스 점포를 가보면 왜 경쟁력이 떨어졌는지 눈에 들어옵니다.


전략의 부재 때문입니다. 그걸 남의 탓으로 돌리다니요.


개인적으로 더 아쉬운 것은 역시나 그들의 대응입니다.


실패를 하면 거기에 대해서 확실히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렇게 국감장에서조차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 MBK를 믿고 투자하려는 LP들은 뭐가 되나요?


한심하고 안타까운 점.


이제는 MBK가 자신의 성공 스토리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자신의 이야기에만 박혀 있지 말고 주변을 둘러보기를 바라며.


마칩니다.


P.S :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에서 MBK가 과연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문득 궁금해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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