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니파더 Oct 30. 2024

특이한 투자들 (5)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새로운 주제는 바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입니다.


이들에 대한 심사 방향? 혹은 심사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는 것이 새로운 과제였습니다.


먼저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모두 조건부자본증권 (Contingent Convertible Bond : COCO BOND)의 범주안에 포함됩니다.


그런데 만기가 장기이거나 정해져 있지 않거나, 혹은 발행자가 만기를 마음대로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이 있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불리합니다.

 

이것부터 알고 가야 합니다.


세부적으로 하나씩 살펴봅니다.


후순위채는 말 그대로 변제순위가 선순위 채권에 비해 뒤로 밀리는 채권을 의미합니다.


금리는 당연히 선순위에 비해서 높겠죠. 다만 채권이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포함되기 때문에 자본보다는 선순위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후순위채권을 왜 발행하느냐'에 대한 의문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경우 후순위채권에 대한 발행수요가 있습니다.


회계상 처리는 부채인 후순위채권이지만, 바젤 3 하에서는 보완자본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BIS 비율 관리에 있어서 긍정적이기 때문입니다.


부채인데 자본으로 인정된다면? 그렇죠.


대출을 더 찍어낼 수 있는 근간이 되기 때문에 은행에서는 매력적인 카드가 됩니다. 대신 선순위 은행채에 비해서는 상환순위가 뒤로 밀리게 됩니다.


담보대출도 2순위인 경우가 있는 것처럼 이것도 그래서 금리가 높습니다.


그렇다면 신종자본증권은 어떨까요?


사실 큰 카테고리도 이 녀석은 채권, 즉 부채가 맞습니다. 다만 만기가 30년으로 장기이고 연장에 대한 권한을 발행자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자본으로 인정됩니다.


더구나 우선주와 동일하게 의결권이 없습니다.


투자자에게 장기간 돈을 끌어다 쓰는 데다가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그런데 의사결정권한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도 투자자가 너무 불리하죠?

네. 그래서 신종자본증권은 이자율, 그러니까 금리가 후순위채보다 훨씬 높습니다. 투자자에 대한 보상차원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자, 그렇다면 투자대상으로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은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첫 번째로 무엇보다 '금리'입니다.


선순위 채권에 비해 상환순위가 뒤로 밀리기도 하고 기한도 장기입니다.


때문에 당연히 이에 대한 보상으로 금리가 일반 채권에 비해서 높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다시 같은 등급, 같은 만기의 회사채 혹은 은행채 금리와의 비교가 필요합니다.


발행시장이 좋지 않은 경우에 발행한 동일만기 선순위 채권과, 발행시장이 좋은 경우에 발행한 후순위채권의 금리를 비교해 봐야 한다는 말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죠.


두 번째로 안정성입니다.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둘 다 선순위채권에 비해 위험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둘 사이의 관계는 어떨까요?


둘 다 비슷한 위험도이지만 세부적으로 보자면 후순위채권이 신종자본증권보다 조금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건 금융기관 파산 시 손실 흡수 구조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은행이 파산한다면 아래와 같은 순서대로 회수되기 때문입니다.

  

    선순위 담보부 채권자  


    선순위 무담보부 채권자  


    후순위채권자  


    신종자본증권 채권자 (후후순위)  


    우선주  


    보통주  


그래서인지 금리도 후순위채보다는 신종자본증권이 아주 조금 높은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둘 사이의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후순위채 발행보다는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을 더 선호합니다.  아래 글처럼 말이죠.

국민銀, 후순위채 대신 신종자본증권 선택…이유는 < 정책/금융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einfomax.co.kr)


세 번째로는 발행의 세부조건을 검토해 봐야 합니다.


참고로 여기에서 말하는 세부조건은 금리와 만기 같은, 일반적인 채권 발행조건이 아닙니다.


채권 원금이 사라지는 상각조건을 의미합니다.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은 손실흡수도 먼저 하지만, 일반적인 채권과 다르게 일정 요건이 발생하면 원금이 사라지는 Trigger가 있다는 말입니다.    


채권의 원금이 사라진다고요?


맞습니다.


그래서 이 상품이 일반적으로 위험하다고 알려져 있는 겁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그리 크게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쉽게 풀어서 설명하겠습니다.

 

모 새마을금고에 고객들이 찾아와 예금에 가입합니다.


금리를 9%나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가입조건에 이런 게 있다고 하죠.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3% 이상이면 원금이 10% 씩 감소하는 구조입니다."

 

어떤가요?


이런 조건이라면 가입자들이 가입을 잘 안 하겠죠?

극단적인 예를 들어서 설명했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있었던 Credit Suisse의 신종자본증권 전액 상각의 경우 이러한 Trigger가 작동한 결과입니다.


그럼 단순하게 생각해서 원금 상각조건이 있는 신종자본증권이 그렇지 않은 증권보다 더 리스크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더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길이 길어지므로, 일단은 여기까지만 이해해도 썰 풀기에는 무난해 보입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


출처 : 한국투자증권 크레딧 노트 -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코코본드 비교(2014.10.13)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이부장 - 조건부 신종자본증권, 코코본드, 영구채 개념 차이는? (2021.04.21)

출처 : 한국은행 - 국내 금융기관의 자본성증권 발행 현황 및 잠재리스크 점검 (2023.06.22)

작가의 이전글 특이한 투자들 (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