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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니파더 Oct 31. 2024

비대면 심사와 부당대출

심사자동화, 인터넷은행, 사기대출

올해 5월 보증서 담보대출 사기 사건에 대한 글을 올렸습니다.


금융의 편리성과 신뢰성에 대한 이야기 (Fea.. : 네이버블로그


인터넷 은행을 어설프게 따라 하던 기술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을 상대로 대규모 사기를 쳤던 일당이 잡혔다는 기사를 보면서 쓴 글.

이런 위험성, 즉 편리함에 너무 큰 가치를 둔 나머지 투자의 질을 현격하게 떨어뜨리는 행위에 대해 미리 우려했고 담당자분들에게 경고도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여신을 주력으로 하는 곳에서는 완전한 심사 자동화 도입은 당장 쉽지 않다고 말씀드렸죠.


경험성 인터넷 은행에서 기업대출을 기계적으로 실행하게 되었을 때 실질 차주가 가지고 있는 리스크 파악은, 제시된 서류만으로 파악이 절대 불가능합니다.


오히려 완전 자동화는 정보가 공개되는 대기업이나 상장사에게 더 적합한 모델이라고 생각했죠.


늘 강조했던 부분인데 IT 기반의 인터넷 은행에서는 이 의견이 먹히지 않았습니다.


"완전한 자동화도 좋지만 여신은 수신거래와 다릅니다. 한번 자금이 나가면 되돌리기가 힘듭니다. 시스템으로만 풀어서는 안 되고 인적 심사가 추가되어야 합니다."라고 이야기했더니,


되돌아온 답은,


"인터넷 은행의 처음과 끝은 시스템, 그리고 자동화에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시스템으로 해결이 안 되는 사업군에는 진출하지 않을 겁니다."

요즘 융합의 시대라는 말 자주 듣는데 맞습니다.


얼마 전 읽었던 책에서도 찰리멍거가 이야기하더군요.


'융합 교육이 앞으로는 필요하다'라고. 그는 이것을 '격자틀 모형'이라고 표현했었습니다.


인문학이 주식투자에 도움이 될까? : 뉴스 > 아이투자 - 대한민국 NO1 가치투자포털


아무리 여기저기서 AI 기술에 대해 떠들지만 그럴수록 인적요소는 더 중요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심사 자동화?


물론 좋은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가 받쳐주지 않은 상태에서의 자동화는 아래와 같은 돌이킬 수 없는 피해만 양상 할 뿐.


[단독] 유령회사가 사기 쳐도 몰랐다…4년간 265억 뜯긴 카뱅·케뱅


아무리 자동화가 좋아도 투자나 여신 의사 결정은 Step by step입니다.


물론 실행은 빠르게 해야 하지만 금융에 있어 첫 시도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위 기사에서 지적한 중소기업 여신 심사도 1차적으로 서류 필터는 시스템으로 진행하고 2차로 인적 심사가 추가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그 과정에서 들어가는 판관비를 (인건비) 이야기하는데, 저 정도의 중소기업 여신을 인적 심사로 추가로 커버한다면 은행당 5명 정도의 심사역이면 충분합니다.


(물론 심사역의 역량이 받쳐줘야 하겠지만)


1인당 1억씩 줘도 1년에 5억, 4년에 20억입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4년간 265억을 뜯긴 걸 감안하면 남는 장사 아닌가요?


아쉬운 마음이 드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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