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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니파더 Nov 20. 2024

한국은행 대출규제를 보며 드는 생각

전세사기, 집값 상승, 부동산 PF

금융기관에 일하며 여신과 투자 심사를 담당했지만 개인적으로 대출받는 것을 꺼려하는 편입니다.


아이러니한데 여러 딜을 검토하면서 무분별한 차입이 주는 리스크를 잘 이해할 수 있어서 그런 게 아닌가 합니다.


그러다 작년, 근 10년 만에 새롭게 작은 부동산 투자를 재개하면서 대출시장에 기웃거리게 되었죠.


올라있던 기준금리와 더불어 '기회다'를 외치던 금융기관들이 대출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더군요.


동시에 전세 사기로 빌라 입주를 꺼려하던 물량들이 아파트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https://www.financialpo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8415


전세 가격 상승과 더불어 신축 아파트의 경우에도 높은 원자재 가격을 이유로 가격을 올리기 시작하는 조짐.


신축과 구축 모두 외부 현상에 영향을 받자 자연스레 매매가 역시 상승할 거라는 예측이 가능하더군요.


더 오르기 전에 '시도해 보자'라는 생각에 와이프 앞에서 투심위를 열고 브리핑을 했습니다. (이게 제일 힘들)


결국 승인받아서 투자를 집행했습니다. 순수한 개인 투자를 할 때도 심사를 해야 한다니... ㅋ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https://www.inews24.com/view/1728544

물론 이런 거시적인 흐름을 모두 이해한 것은 아니지만 왠지 '조만간 인플레이션 영향에 있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것이 투자로 이어진 것 같아요. 현재까지는 괜찮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는 듯.


그리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와중에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되었습니다. 역시나 미국 바라기인 한국도 금리를 인하했죠.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겹치며 투기 현상 비슷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듯 보이자 정부가 깜짝 놀랍니다.


아시다시피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정권교체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한국에서는 큰 이슈이기 때문이죠.


이에 정부가 한국은행을 통해 대출규제를 하는 방향으로 정책 방향을 바꾼 듯 보입니다.


https://www.asiae.co.kr/article/2024101020212767017

첫 번째 조치는 대출금리 규제로 시작되었습니다.


기준금리는 내리는데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는 내리지 않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기 수요를 잡지 못하자 두 번째 조치로 임의로 대출을 막는 모습입니다.


https://www.inews24.com/view/1783806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는 모양새.

이 상황이 되자 '주택 시장 상승이 하락 반전할 것이다'라는 예측도 나오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제가 투자해서가 아님)


일단 유주택자 혹은 기존 부동산 시장에 올라탄 사람들은 대출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겁니다.


특히 미리 대출을 받아놓은 사람들은 만기가 아직 남아있죠. 기한의 이익을 최대한 누리려고 할 것입니다.


그런데 신규 투자자는 대출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한도가 줄어들고 금융기관이 소극적으로 나오니 때문이죠.


이 상황에서 '대출을 미리 많이 받아놓은 사람들이 일종의 혜택을 누리는 모양새'입니다.


또 트럼프 집권으로 인해 미국 기준금리 추가 하락이 어느 정도 예상됩니다.


디커플링을 싫어하는 한국은행 입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입니다.  


더불어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이 변동금리임을 감안했을 때 버티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이 또 있습니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동산 PF 시장이 바로 그것.


https://news.bizwatch.co.kr/article/finance/2024/11/14/0007

결국 PF 대출의 종착역은 분양 시장이 살아나야 합니다. 이 둘은 불가분의 관계.


그런데 가계대출을 계속 규제하면 분양시장이 살아날 수 없습니다. 그러면서 부동산 PF 시장의 연착륙을 도모한다?


말이 안 됩니다.

부동산 PF 시장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지금 정부의 대출규제는 결국 급격한 자산가격 상승을 우려한 일시적인 조치라는 것으로 결론이 모아집니다.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투기를 조장하는 글이 아니라는 것.


이렇게 이야기하면 늘 와이프가 물어봅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야?"


저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경험상 대출이나 투자를 받기 어려운 시기에, 대출이나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경우 미래 성과가 좋았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금융기관을 상대로 Credit Line을 늘릴 수 있는 개인이나 기업이라면, 지금이 어쩌면 투자의 적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빚내서 주식 투자 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물론 해당 차입비용을 본인이 감내할 수 있는 영업이익 (혹은 급여소득) 보유는 필수입니다.


가격 상승이 대출규제로 인해 어느 정도 줄어드는 이 시점, 인플레이션 Hedge 목적의 부동산 투자는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다만 선택과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본인 몫이라는 걸 잊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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