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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vs 전문계약직
이직, 스스로를 믿는다는 것
by
고니파더
Jan 1. 2025
증권사로 이직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전문계약직' 제안이었습니다.
증권 쪽 섹터에서 일을 한 번쯤은 해보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될까?'라는 의구심이 계속 들더군요.
정규직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 없고 대부분 노조가 있어 정년이 보장된다는 조직에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또 리먼브라더스 사태 등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거침없이 자리가 없어지는 금융업권에 있으니 자리보전에 대한 우려는 늘 있었던 것 같아요.
더군다나 40대 외벌이 가장... (쓰면 쓸수록 고독해집니다)
전 직장에 이직을 통보할 때도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것이 '정규직이냐? 계약직이냐? 나이도 있는데 괜찮겠냐?'라는 것이었으니 말 다했죠.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에서 IMF 이후 일자리에 대한 걱정은 늘 있는 것 같아요.
월급쟁이의 어쩔 수 없는 숙명.
이후 결과는 누구도 모릅니다만, 현시점에서 한 가지는 그래도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지금 회사의 정년보장이, 미래의 정년도 보장을 해주지는 않는다는 사실'
다른 한 가지는 바로 사람의 성향에 따라 '정년보장이 되는 직장이 좋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
무엇보다 이직을 해보니 알겠더군요.
본인의 능력에 대한 자신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시장에 나올 수가 없다는 걸 말이죠.
이건 경험에서 나오는 거라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만,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과거에 '저 정도 직장은 나도 갈 수 있어!~'라는 말만 했지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는 말.
여러 가지 사유가 있었겠지만 돌이켜보면 결국은 '제 자신, 능력에 대한 믿음'이 부족했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잡아먹은 형국.
이런 저를 두고 어떤 사람들은 말합니다.
'재는 아직 정신 못 차렸다. 더 나이가 들어봐야 한다.'
맞습니다.
저도 제가 아직 철이 없고 정신도 못 차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술을 마시며 문득 이런 고민도 생겼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가족을 위해 자리를 보전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Vs 짧더라도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는 사람이 될 것인가? 어떤 롤모델이 자신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모습으로 남을까?'
...
물론 경계해야 하는 것은 그렇다고 해서 '정규직보다는 계약직이 좋다' 이런 말은 결코 아닙니다.
사실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정규직을 마다할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이 안정성에만 있지 않다는 걸 지나고 보니 잘 알겠더라고요.
무엇보다 저한테는 안정성보다 '일을 통해 내가 더 발전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포근한 보험사 자산운용 부문을 떠나 야생이라 불리는 증권사로 온 건지도 모르죠.
물론 금융위기나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다시 왔을 때도 제가 이런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긴 하지만.
...
세상이 하도 시끄럽고 흉흉하니 '각자도생'이라는 말이 종종 들려오는 요즘입니다.
요즘 저는 이 말을 'Talented'로 해석해보려고 합니다.
다들 따뜻한 연말 보내시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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