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이직, 이직 면접, 외국계 은행
지난 면접 시리즈 2탄입니다.
참고로 면접 후기를 작성하고 공개하는 이유에 대해 저 스스로 생각해 봤습니다.
떨어진 것이 자랑도 아니고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가 과연 뭐가 되어야 할까'에 대한 고민.
제가 내린 결론은 '블로그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자'입니다.
그것은 바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자'라는 의도의 글을 쓰는 것.
추가로 다른 곳에 이직 오퍼를 던지는 저를 보고 누군가는,
'이 사람은 끊임없이 잿밥에만 관심이 있네'라고 오해하실 텐데 그러지 않습니다.
잿밥이라기보다 이런 경험들이 쌓여 더 나은 저를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힘이 닿는 한 도전은 계속!

그렇다고 경험만 쌓자고 오퍼를 진행한 것도 아닙니다.
이것도 저것도 다 오해 마시길.
암튼 이번 채용은 조금 특이했던 것이 상대방에서 제가 지원했던 자리보다 한 단계 위의 직책을 먼저 나서서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왜 이런 오퍼를 제시했는지 깨닫게 되었는데,
채용 시장에서도 상대방 행간의 의미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뒤에서 더 이야기하기로...
세부적으로 들어가자면 이번 면접은 1,2차 모두 줌으로 (ZOOM) 진행되었는데, 이 점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형식이 처음이라 조금 생소하긴 했는데 오히려 직접 대면을 하지 않으니 긴장감은 조금 덜하더군요.
최종 면접까지 가긴 했지만 결과가 다소 아쉬웠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와이프 말로는 저의 자세가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덜 끌렸다고나 할까요? 반대로 말하면 현재에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는 이야기겠죠.
그래서 더욱 적극성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반성해야 할 점으로 이러나저러나 다 저의 불찰입니다.
그럼 간단한 후기로 넘어갑니다.
먼저 1차 면접은 실무자 한분이 들어오셨습니다.
중간 관리자로 보였고 제가 어떤 일을 주로 해왔는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하셨습니다.
예상했던 질문들이라 크게 어려움 없이 넘어간 듯.
두 번째 질문이 인상적이었는데 현재 은행 모 부서에서 경험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거기에 대한 해결 방안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제 생각에 대해 궁금해했습니다.
질문이 오히려 세세해서 처음에는 답변하기 곤란하긴 했는데,
그냥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 이야기했습니다.
관련 질문이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옆 부서와의 Communication 문제, Junior 직원들의 높은 Turnover 극복 방법 등이 주를 이루는 질문이었던 것 같아요.
역시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했습니다.
1차 면접은 정말 가벼운 Casual talking 이 대다수였던 듯.
참! 외국계라 영어 면접을 준비했는데 영어를 테스트하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그냥 어느 정도 하냐? 정도 물어보고 끝남.
문제는 2차였습니다.
역시나 화상 면접이었는데 일단 '검증'을 하려 한다는 느낌을 온몸으로 받았죠.
오래간만에 받아보는 압박 면접이라고 할까요?.
과거 면접관으로 들어가서 지원자들 난처하게 만드는 질문을 던졌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화면에 두 분이서 들어오셨는데 심사역이라면 늘 알고 있어야 하는 내용들,
예를 들면 '어떤 기업을 주요 투자대상으로 선정' 하는지와,
'최근 유망 산업과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의견' 등을 물어보시더군요.
여기까지는 솔직히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다음 질문에서 시작되었는데, 좋은 이력을 가지고 있는데 왜 '보험사에서 은행으로 이직을 하려는 거냐?'라고 물어보시더군요.
심사역으로서의 역량을 돋보이고자 하는 마음에 'Managing 업무보다 현역 심사 업무를 더 하고 싶어서'라고 대답했더니,
'지금 이 자리는 Manager를 뽑는 자리입니다'라고 이야기하시며 당황 + 황당해하시더군요.
돌이켜보니 이게 화근이었던 듯합니다.
본인들은 저를 중간 관리자급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지원자는 매니저는 관심이 없고 심사를 하게 해달라고 했으니, Fit 이 맞지 않는 것이죠.
결국 여기에서부터 Conflict 이 발생했던 거 같습니다.

뭐 원하는 결과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좋은 경험이 되어 주었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것은 늘 느끼는 거지만 최종 면접에서 떨어지면 더 허탈한 거 같아요.
이번 경험을 통해서 경력직 이직에서 중요한 것은 제가 수행하는 업무도 중요하지만,
직책에 대한 적합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은행 이직 자리가 많지 않고 쉽지 않은데, 도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