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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의 기술 Part 1

당당하게, 그러나 매너있게!

by 고니파더

신규 채용이든, 이직이든 취업 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취업과 이직에 도움이 되는 글을 써보는 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분명히 말하지만 전 취업 컨설턴트도 아니고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직장에 다니고 있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100번이 넘는 입사지원과 (실은 한 500번?) 많은 인터뷰와 면접관 경험, 그리고 이직 면접들은 그렇지 않은 누군가에게 아주 조금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에서 글을 씁니다.


그럼 시작.


참고로 이론적이거나 응원을 주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니 조금은 불편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조금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말이죠.


먼저 "좋은 면접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 던져야 합니다.


여기에 대한 첫 번째 대답은,


1. 나를 인식시키는 면접이 좋은 면접이라는 겁니다.


사실 면접은 듣는 것이 아닌, 철저히 말하는 게임입니다.

그리고 쇼맨쉽이 필요한 일종의 보여주기 게임이기도 하죠.

면접관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더라도 '이놈 봐라?'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는 말.

(단! 예의 바르게!)


옛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니다.


거의 15년 전에 기업은행 면접을 봤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때는 서울, 대전, 부산 뭐 이런 식의 권역별로 나눠서 신입직원을 뽑았는데 저는 고향이 그쪽 지방이라 그런지 대전으로 면접 장소가 정해졌습니다.


당시 군복무 중이던 파주에서 대전까지 면접 하나 보기 위해 휴가까지 써가며 면접장에 도착했죠.


그런데 첫 질문은,


"왜 대전까지 왔어요? 서울에서 면접 봐도 될 건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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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회사에서 면접장소를 정해줘서 내려오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면접관이 이야기하더군요.


"융통성이 없구먼"


여기까지 딱 듣고 생각했습니다.


'이건 압박 면접인가?'


그리고 나서 면접관을 쳐다보며 이야기했죠.


"융통성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조직의 규율을 잘 따른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그때 면접관의 표정이 딱 '요놈 봐라'였습니다.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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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도 은행과 관련 없는 질문들이 이어졌고 저는 능구렁이처럼 열받지 않고 대처해 나갔습니다.


(사실 조금 약이 오르기도 했지만 예의 바르게 행동하기로 생각했던 것 같네요. 망할. 면접관)


면접이 다 끝나갈 때 즈음, 가장 날카로운 인상의 면접관이 나에게 물어봤다.


"ROTC 출신이네? 이게 무슨 약자지?"


는 "Republic Of Training Corps입니다. "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Reserve Of Training Corps 아닌가?"라고 묻더군요.


결론부터 말하면 면접관이 말한 게 맞았습니다. (아마도 그는 ROTC 출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영문약자를 맞히는 게 중요하지 않다는 거라 생각했죠.


그래서 밀고 나갔습니다.


"아닙니다. 제가 맞습니다!"


그러자 면접관은,


"그래? 그럼 나랑 내기 하나 할까? 자네가 맞으면 합격하고 내가 맞으면 불합격하는 거 야. 어때?"


잠깐 망설이다 저는 대답했습니다.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때 생각했습니다.


우물쭈물 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느니 차라리 당당하게 틀리는 게 좋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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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저의 작은 가슴은 나오자마자 빨리 정답을 확인해 보라고 다그쳤죠.


그리고 나와서 인터넷에 확인하고는 제가 틀렸다는 걸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에 제가 실망했을까요?


전혀 아니었습니다.


면접장을 나오면서 생각했습니다.


'1차 면접은 통과하겠구나'라고...


결과는 당연히 합격이었습니다.


(최종면접은 다른 회사가 붙는 바람에 가지 못했지만)


10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그때 일이 기억에 남는 건,


당당하게 의견을 말하고 나온 면접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아마도 그 면접관은 분명 저를 기억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결국 면접을 볼 때 항상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실패하든, 성공하든 언제든지 '나'를 상대방에게 각인시켜야 한다는 것.


그게 가장 첫 번째입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을 주절주절 많이 썼습니다.


취업 준비하시는 분들의 건투를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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