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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G (거슨러먼) 자문 위원 후기

by 고니파더

언젠가부터 링크드인에서 저를 조회하는 사람이 하나 둘 늘어감을 보면서 부푼 기대 (?)를 슬그머니 가지게 되었습니다.


'조만간 헤드헌팅 업체로부터 연락이 오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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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된 기대는 아주 다른 방향으로 선회하게 되는데 GLG라는 곳에서 연락을 받게 되면서부터 생각하지도 못했던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거슨러먼 그룹의 한국 지사 Staff 라고 소개한 전화 상대방은, 외부 (아마도 외국계) 회사에서 국내 대출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전문가 자문을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추가로 자신들은 그들을 한국 전문가 자문과 연결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거.


즉, 'A라는 외국계회사 → 거슨러먼 그룹 → 국내 특별 섹터 전문가'의 구조도를 그려볼 수 있는데, 처음 든 생각은 '이거 보이스피싱 아닌가?' 라는 의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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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알다시피 하도 세상이 수상하기도 하고 GLG라는 회사 역시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자문료로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것과 그 금액의 기준이 USD 라는 것도 의심을 더욱 키워 나갔습니다.


일단 요청사항 홀딩을 해 놓고 곧바로 구글과 블라인드를 통해 GLG 그룹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는데, 아래와 같은 Feedback과 마주하게 됩니다.


GLG(거슨러먼그룹)자문위원이되다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인터넷 검색 후 다시 든 생각은 '작은 회사가 아닌데?' 라는 점이 첫번째.


두번째로 놀랐던 것은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쪽 섹터에서 자문위원으로 일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는데, 결국 결론은 '시장조사기관 갤럽의 업그레이드 된 버젼이 아닐까?' 라는 거였습니다.


무엇보다 상대방이 제 자신을 해당 시장의 전문가로 인정해줬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다가왔고, 리스크라고 해봐야 "깡통계좌의 정보"를 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다시 전화해보기로 결심.


참고로 보이스피싱 계좌로 혹시라고 활용되면 그때가서 경찰에 신고할 생각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계좌 정보를 제공하게 된 경위가 이메일에 다 나와 있으니 증빙도 그리 어렵지 않을 듯.


이런 생각의 끝에 비교적 자세히 자신을 소개하던 전화 속 상대방이 생각나더군요.


갑자기 '새로운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고 부랴부랴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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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원으로 참석하겠습니다."


2일 뒤로 약속 시간을 정하고 (보통 한시간) 해당 미팅일에 긴장된 마음으로 이메일을 기다렸습니다.


참고로 자문은 줌을 통해 진행되는데, 비디오는 꺼진 상태에서 오디오로만 진행됩니다.


저는 한국의 중소/중견기업 대출 시장의 현황과 이슈사항에 대한 질문을 받았고 추가로 매출채권담보대출과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에 대한 질문 역시 이어졌습니다.


느낌상 전화 상대방은 외국 임직원의 질문을 한국어로 해석해서 다시 전달하는 중간 지점에 위치한 것 같았는데,


한국 2금융권 대출시장에 진출하려고 하는 외국계 금융사가 그들의 클라이언트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잠시 잠깐 했습니다.


무엇보다 시설자금과 운전자금의 정의와 구분, 그리고 그 비중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을 보고, 'PDF 시장에 진출하려는 걸까' 라는 궁금증 역시 갖게 되었습니다.


Zoom 회의 특성상 중간중간 오디오가 겹치는 불상사 (?)가 잠깐 있긴 했지만, 그래도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1시간동안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하나 걱정이 많았는데, 정말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어요.


...


그동안 대외기관에 강사로 참여한 경험은 드문드문 있었지만, 이번처럼 자문위원으로 Zoom 회의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사전에 궁금한 점들에 대한 질문 리스트를 줘서 준비하기 편했다는 것이고, 민감한 개인정보 및 회사정보에 대한 대답은 원천적으로 거절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부담없이 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최근에 업무상 리서치했던 Private Debt Fund 시장에 대한 개인 지식을 활용할 (?) 수 있어서 더욱 유의미한 시간이었다는 생각.


신기한 경험을 하면서 다시금 '지식이 돈이 되는 시대'의 한가운데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듯 합니다.


바라건데, 많은 곳에 자문위원으로 참석할 수 있는 역량을 계속해서 길러야지.


새해를 앞두고 새로운 목표가 생기는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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