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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어디까지 성장할까

압도적 시장점유율

by 고니파더

작년 여름쯤으로 기억합니다. 시청역 인근에 있는 대한항공 본사를 방문했죠.

미모의 스튜어디스를 만날 수 있을까 기대하던 것도 잠시,

엄청 까칠했지만 일에 있어서는 매우 확실해 보이는 IR 담당 부장님과 함께 살얼음 회의가 지속되었습니다.

얼마나 쌀쌀하던지 회의가 끝나고 나가는데 여름인데도 불구하고 꽤 추웠던 걸로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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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꽤나 큰 LP 투자자였던 저희를 그냥 '니들이 뭔데?'라는 식으로 쳐다보던 그 눈빛을 잊을수가 없어요.

그래서 제가 기분이 나빴느냐?

사실 그 반대였습니다.

'회사가 좋아지고 있구나'라고 느끼게 된 계기였죠.

지금은 더 심해졌지만 당시에도 대한항공의 회사채 금리는 동일 등급 타 기업 금리에 비해 너무 낮았습니다.

'A-등급'인 회사채의 금리가 'A+등급'의 회사채 금리보다 더 낮다는 것은 그만큼 시장에서 그들의 신용도가 얼마나 높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나타내지는 주요 지표로 해석될 수 있죠.

물론 '위험조정수익률'이라는, 투자 수익 관점에서 봤을 때 적절한 투자처라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도 이해합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이 바로 금리로 표현된 것이죠.

미래는 누구도 모를 일이니까요.

'A-등급'인 상태로 투자했는데 25년 하반기에 이 신용등급이 급격하게 올라갈지 말이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자본이득까지 노려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과거 항공산업 전반에 대한 글을 썼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 글 참고.

항공산업에 대한 투자심사 (Feat. FSC .. : 네이버블로그


블로그에서 누차 말해왔던 것처럼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산업 중 하나가 바로 기간산업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건 역시나 쉽게 망하기 힘든 '과점산업'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높아서 경쟁자가 쉽게 접근을 못합니다.

혹시 잘못되었을 때에도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그대로 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놔두질 않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정부에서 살려준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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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은 채권 투자자 입장에서는 명심해야 할 점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정부에서 공정위를 통해 제재를 가하긴 하지만 물가상승률만큼 가격을 올리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시 말하면 Q가 뒷받침 되는 상태에서 P의 가격 상승 → 규모의 경제 효과를 배가 시키게 되죠.

아시아나항공 부채비율 1천% 밑으로…재무개선 ‘시동’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 것이 사실이긴 합니다.

근거는 대부분 아시아나의 높은 부채비율에서 나오고 있죠.

하지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쓰인 돈이 대부분 아시아나의 차입금을 상환하는데 사용되었다는 것이 주목할 포인트입니다.

또 하나 요즘 일반 고객들로부터는 노이즈가 나오고 있는 항공사 마일리지 털기 대작전도 (?) 기업에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겁니다. (마일리지는 이연수익으로 부채라는 거 다들 아시죠?)


이렇듯 1) 과점 지위를 보유하고 있고,

2) 합병 자금을 자회사 부채상환으로 사용해서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있으며,

3) 마일리지 부채도 적극적으로 털어내고 있는 점,

4) 최근 저가 항공사 사고로 인해 (다시 떠올리기 싫긴 하지만) 사업 운영상 반대급부를 누릴 수 있는 점 등,

긍정적인 요인으로 가득찬 대한항공입니다.

주식쟁이가 아니라서 주가 흐름은 잘 모르겠지만 Debt Side의 투자자라면 직접대출이나 채권투자, 직접 대출, 항공기 금융 제공 등은 고려해 볼만 하지 않나 싶어요.

문득 1년 뒤 대한항공의 주가 흐름과 신용등급이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P.S : 무서운 인상의 IR 부장님은 지금쯤 잘 계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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