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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급 보스 VS A급 부하

청문회를 보면서 드는 생각

by 고니파더

유튜브를 잘 안 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최근 눈길을 끄는 청문회 장면 하나가 계속 아른거립니다.

정치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실명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뭐. 누구 이야기하는 건지 다 아실 테지만...

여기 보스와 부하가 싸우고 있습니다.

먼저 늘 느끼는 한 가지는 아랫사람과 윗사람이 싸우면 일단 윗사람이 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관리가 제대로 안된 것이니까요.

무엇보다 A급 보스는 자기 부하 직원을 내치지 않습니다.

C급 보스는 다릅니다.

주로 하는 말이 핑계가 대부분인 경우가 많죠.

재 때문에 그랬다는 식의...

유튜브 화면에 비친 보스는 그런 의미에서 C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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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대부분의 멘트가 부하 직원의 흠집 내기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진실의 이면은 알지 못하지만 보이는 모습으로는 그렇다는 말.

이와 반대로 A급 부하는 자기 보스를 공식적인 자리에서 헐뜯지 않더군요.

물론 사실을 말함으로써 상사가 망신을 당하고 있긴 합니다만, 멘트의 Tone and Manner가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그에게는 조직이 더 중요해 보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한 사람이 보통 저런 식으로 행동하죠.

또 목소리가 다릅니다. 확신에 차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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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넋 놓고 보는데 갑자기 애사심이 컸던 조직을 떠나던 날이 생각납니다.

과분하게도 여러 위로와 응원을 받았는데 그중에서 두 가지 멘트가 기억에 남는데요.

하나는 '선배로서 훌륭한 후배가 조직을 떠나게 만들어 죄를 짓는 기분이다'라고 이야기하던 리더.

심지어 이분은 저랑 같이 일했던 분도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부족해서 너를 놓치는구나'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다른 한 분은 직속 임원이었는데 '너는 일만 잘하면 뭐하니? 정치도 잘하고 그래야지!'라고 말하면서 본인은 저한테 잘했는데 제가 조직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의 적응은 골프 접대와 술 시중이었던 걸로 저는 해석했습니다. 아. 주말에 같이 교회에 가는 것도 있었네요.

그날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같이 오래 근무했다고 해서 '나를 잘 아는 건 아니구나'라는 것이 하나.

두 번째는 'C급 리더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건 D, E급의 부하 직원이겠구나'라는 생각들.

모든 조직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경험상 제대로 된 리더는 본인의 성공만을 취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믿고 따르는 쓸만한 Follower에게 동기부여를 적절히 해주고 같이 성장해 나가는 것.

또 그들을 잘 키워주는 것도 좋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주요 덕목이지 않나 싶습니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진짜 리더는 '아래로부터 인정받는 사람'이 아닌가 싶네요.

국정원의 이 촌극의 결말이 어찌 날지 문득 궁금해지는 순간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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