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싸움에 새우등?
새로운 직장에서 정신없는 한주를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주 블로그 댓글을 살펴보니 "홈플러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왜 관련 주제 글이 올라오지 않느냐"는 이웃분들 항의성 문의를 많이 받았습니다.
일이 너무 바빠서 쓰지 못했다는 것은....핑계고.
다른 핑계를 대겠습니다. ㅎㅎ
일단 첫번째는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미리 해당 기업과 스폰서인 MBK를 비판하는 글을 썼기 때문입니다.
관련 글을 아래 참고.
https://blog.naver.com/dulri0000/223628603344?trackingCode=blog_bloghome_searchlist
회생 신청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홈플러스의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주변 매장을 방문만 해봐도 압니다.
'같은 내용을 굳이 반복할 필요가 없다' 라는 것이 제일 먼저 든 생각이어서 별도로 다루지 않았죠.
두 번째로는 남들 다하는 분석은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장에 알려질대로 알려진 MBK의 문제와 부동산 가치만 보고 들어가는 일부 FI들의 잘못된 투자 행태 등도 저한테는 별로 새로울 것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홈플러스 관련 글을 쓰게 된 이유는 관련된 댓글이 (비밀 댓글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한분씩 대댓글을 달다가 '이러다가는 날 새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간단히 정리해봅니다.
다만 기사에 나와있는 것들보다는 제 개인적인 뇌피셜이 가미된 글입니다.
그냥 소설이라고 보시면 될 듯. (그래야 항의를 받지 않음)
작금의 홈플러스 사태를 지켜보면서 드는 한가지 의문은 바로 '왜 MBK가 이 시점에 기업회생신청이라는 정신 나간 결정을 한 것인가?'였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나름 제대로 분석한 기사를 드디어 발견했습니다.
관련 기사는 아래 첨부.
https://biz.chosun.com/stock/market_trend/2025/03/05/BPWK4SH3M5CADN3YEO7AKCEIHQ/
홈플러스의 떨어지는 경쟁률로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던 MBK.
사모펀드로서 Exit 시점이 한참 지난 딜은 골치덩어리이죠.
더군다나 몇년전부터 악화된 영업과 함께 적자 시현도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영업도 안되는데 비용이라도 줄여서 수익 턴어라운드라도 만들어야 나눠서라도 팔 수 있지 않을까?'라는 것이 MBK에서 생각한 궁여지책이었을 겁니다.

처음에는 상거래 대금을 미루면서 유동성을 확보했겠죠.
이거는 그냥 쉽게 했을 겁니다.
그러다 차츰 눈에 띄는 수치가 하나 보였겠죠.
그것은 바로 높은 금융비용.
자기들 사정은 생각하지도 않고 메리츠금융의 두자리수 이자율이 MBK로서는 불편했을 겁니다.
거기다 지금은 금리 하락기.
아마 처음에는 협상을 시도했을 거라고 예상해봅니다.
'야 좀 이자율 좀 깍아줘라' 이런 식으로 말이죠.
그런데 상대방이 누굽니까?
바로 메리츠금융입니다.
https://dealsite.co.kr/articles/138338
이 사람들은 여의도에서 흔히 말하는 '선수 집단'입니다. 타짜죠.
자기들 밥그릇을 호락호락하게 넘기지 않는 야수들입니다.
결국 감정싸움으로 번졌을 것이고 그러다 내세운 선택지가 뭐다?
바로 기업회생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MBK 입장에서 선빵을 날린 거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기업회생을 신청하게 되면 금융채무는 일단 변제가 유예되기 때문이죠.
사실 MBK는 메리츠금융에게 한번 제대로 '매운맛'만 보여주려고 했을 겁니다.
여기서 갑자기 다른곳에서 불똥이 튀기며 악수가 됩니다.
바로 개인들한테 판매한 기업어음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이죠.
거기다 기업회생 신청 전 전단채가 대규모로 발행되었다는 사실이 정치권으로 번져나갑니다.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가 전개되자 갑자기 사재출연 이야기까지 나오게 됩니다.
그야말로 아사리판이 되어 버린 것.
https://www.invest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3/18/2025031880182.html
그러자 전례없는 유동화증권 투자를 상거래채권으로 인정하기 시작합니다. (이건 솔직히 말이 안됨)
계속해서 산으로 가고 있는 형국입니다.
https://news.nate.com/view/20250321n27030
결론은 아직 모릅니다만, 정치권 입김이 큰 한국시장을 감안하면 이번 전쟁의 패배자는 이미 정해져 있는 듯 합니다.
과연 MBK 회장님은 사재출연을 얼마나 할까요?
메리츠금융은 이 난국에서도 채권 회수를 손해보지 않고 잘 할 수 있을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P.S. 번외로 집 근처에 있는 홈플러스에 다녀왔습니다.
덩치 큰 두 금융기관의 싸움에 거기서 열심히 일하고 계신 분들이 피해를 보는 것 같더군요.
다른 것보다 홈플러스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의 피해는 확실하게 보상해 줬으면 좋겠네요. (사재출연 사용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