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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역 이직과 취업 상담 후기

부동산 심사역? 프런트와 미들?

by 고니파더

오늘은 상담 요청을 받은 하루입니다.


업무 전환 고민이었는데 과거의 제가 생각나서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해드렸습니다.


참고로 얼마전부터 이런 요청을 받고 있는데 쉽게 지나치지 못하는 것이 문제임.


또 다른 문제는 제 충고가 다소 직설적이라는 겁니다.


그냥 "잘 될 겁니다", 혹은 "잘 풀릴 겁니다" 이런 식으로 희망을 주는 이야기를 못한다는 말이죠.


그러다보니 와이프는 제가 이런 일하는 걸 별로 안 좋아합니다. (매번 잔소리 듣는 중)


그래도 어설픈 응원보다 조금 쓰리더라도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는 게 저의 스타일인 것을...


오늘 상담 내용을 정리하면 '부동산 프런트에서 심사쪽으로' 업무를 전환하고자 하시더군요.


관련 요청이 반복되는 듯 해서 글을 정리해 봅니다.


1.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이 일단 "부동산" 심사역인지, 부동산 "심사역"인지 구분하기.


부동산 금융의 금액이 크고 딜이 비교적 많다 보니, 심사역이라고 하면 단순히 "부동산"심사역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제목처럼 구분해야 합니다.


특히 이 부분을 헷갈려 하는 사회 초년생들이 많은 듯 합니다.


그런데 부동산 금융이라는 것은 심사의 한 카테고리일 뿐.


진짜 심사역이 되고 싶다면 부동산만 할 줄 아는 심사역은 소총 하나로 전투에 참여하는 일개 군인일 뿐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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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척은 잠깐이고 실력이 뽀록나는 건 순식간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2. 채용하는 입장에서 생각하기


여기 지원자가 둘 있습니다.


한명은 부동산'만' 할 줄 아는 심사역입니다.


다른 한명은 부동산'도' 할 줄 아는 심사역이죠.


회사의 예산은 정해져 있습니다.


당신이라면 어떤 심사역을 채용하겠습니까?


3. 영업은 적극적, 심사역은 보수적?


영업은 안되는 것도 되게 하라는 정신이 있어야 하고, 심사역은 되는 것도 안된다고 해야 한다고 (근데 이런 말이 있나요?)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애송이 때 이랬음)


결론적으로 틀린 말.


경험상 영업을 잘하는 사람이 심사도 잘하고, 심사를 잘하는 사람이 영업도 잘하더군요.


심사역을 잘하는데 영업은 못한다?


이 말은 심사할 때 단순히 운이 좋았다는 말입니다.


물론 저도 영업한지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런 말 자격 (?)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봐왔던, 존경할만한 분들은 심사도 잘했고 영업도 잘했기 때문에 드리는 이야기입니다.


4. 심사역의 역량은 51:49에서 나옵니다.


누가봐도 승인이 당연한 딜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90% 이상이 ' 무조건이다'라고 말하는 딜이 있다고 칩시다.


그런 딜을 소싱하고 승인했다고 "봤어? 이정도야!"라고 이야기 하고 다니는 프런트, 심사역이 있다면?


믿고 거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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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런트, 심사역의 역량은 위 제목처럼 51:49인 딜에서 나옵니다.


말 그대로 아리송한 경우.


이들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결과로 말해야 합니다.


우리는 프로이기 때문에 "졌잘싸" 따위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죠.


직장생활에 이 무슨 무거운 책임감이냐? 라고 묻는다면 제 대답은 한결 같습니다.


"돈 받고 일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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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받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내 일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 구정순)


5. 그래서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일전에 이야기 드렸던 것처럼 기본적인 회계, 법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중급회계 + 상법 + 세법 정도의 강의는 듣고 체득하라는 말)


두번째로 관련 자격증을 따두는 게 좋습니다.


CPA 는 너무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들어가니 가볍게 투자자산운용사, 신용분석사, 여신심사역, 가능하다면 FRM, CFA 같은 것도 좋아요. (대부분 3개월에서 1년 이내에 취득 가능. CFA는 더 걸리겠지만)


만약 주변에 '그런 하찮은 자격증 따서 뭐하냐?'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그런 말 하는 사람이 이야기 한 하찮은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그런데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럼 역시 믿고 거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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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노력을 함부로 평가하는 사람을 굳이 주변에 둘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는 역시나 실무 경험이 필요합니다.


본인 딜이 아니더라도 선배, 후배 딜 무조건 같이 보고 검토해보세요.


'나라면 이렇게 했을텐데'라고 생각간 것들이 계속 쌓이고 모이면 나중에 큰 무기가 될 겁니다.


...


간만에 절실해 보이는 사회초년생의 요청을 보고 여러 생각이 든 하루입니다.


이 말은 하기 싫지만...


절실하게 도움을 요청하니 정말 잘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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