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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한 체급차이

100억과 200억

by 고니파더

'어차피 승인해줄거 100억이나, 200억이나 큰 차이 없지 않겠습니까?'


심사하면서 많이 들어온 말이죠.


과거에는 참 많이도 싸웠고 자존심 싸움도 했는데, 이제는 이런 이야기에 하나하나 대꾸하지 않습니다.


'그래요, 원한다면 그렇게 하세요'라고 이야기 해주죠.


다만 속으로는 생각합니다.


'증액하는 금액에 대한 책임은 니가 지렴.'


뒤끝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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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바닥에서 결과는 매우 중요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본인이 지는 거라고 늘 다짐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런 이야기가 있죠.


아반테를 사러 갔던 사회초년생이 500만원만, 1,000만원만 하다가 결국 제네시스 계약하고 온다는 말.


심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히 O,X로 결정나는 것도 있지만, '우리 수준에서 얼마를 투자할 것인가'도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 중의 하나입니다.


'좋은 딜이니 무조건 많이 담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리스크로 인해 한방에 망가질 수도 있는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는 말.


동시에 옆사람이 어떻게 투자하는지도 늘 챙겨봐야 합니다.


가만보면 '딜이 좋으면 됐지, 남들 생각하는 게 뭔 대수냐?'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잘못된 접근.


이유는 내가 놓치는 것을 남들이 보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딜이 아무리 좋아도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자본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필수적입니다.


또 섹터별 익스포져도 감안해야 뒤탈이 없죠.


다만 한가지 예외가 있긴 합니다.


산업은행이나 수출입은행, 혹은 4대 은행 같이 엄청난 덩치를 보유한 곳들이라면 큰 금액을 투자해도 괜찮습니다.


왜냐하면 이들같은 공룡들은 나중에 해당 투자 건이 잘못되어도, 출자전환이 되어도, 끝까지 끌고 갈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죠.


속한 조직이 그렇지 않다면?


체급을 늘 인식해야 합니다. 명심 또 명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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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함부로 까불다가는? 골로 갑니다.


정리하자면 웰터급이 헤비급에 가서 까불지 말라는 이야기도 되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같은 웰터급의 수준도 파악해야 한다는 걸 의미해요.


분명 웰터급이라고 들었는데, 혹은 1부 리그라고 이야기 들었는데 막상 가보니 EPL이 아니고 K리그 라면 본인이 보지 못하고 있는 뭔가가 있다고 늘 의심해 봐야 합니다.


(미안하다. K리그)


정말이지 '확신'만큼 경계해야 할 것이 또 있나 싶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https://www.khan.co.kr/article/20120224123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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