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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화
투자상품과 심사 Part 4
블라인드 펀드와 프로젝트 펀드
by
고니파더
Sep 1. 2024
'블라인드 펀드가 좋냐, 프로젝트 펀드가 좋냐'
갑론을박이 한창인 주제에 대해서 심사 관점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먼저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개별 딜을 잘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굳이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할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라는 것)
물론 피투자대상 기업이나 대상물건이 국내가 아닌 해외에 있는 경우라면,
혹은 새로운 섹터이기 때문에 관련 산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없는 경우라면,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하는 것이 힘을 덜 들이는 유리한 선택지가 될 수도
있겠죠.
다만 국내든, 해외든 투자를 결정하는 기관이 해당 딜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분석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블라인드 펀드에 대한 출자는 안 나가도 될 펀드 수수료가 나가는 꼴
입니다.
이런 사고방식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비용 대비 수익이
얼마인가'라는 생각을 심사할 때나 투자를 검토할 때 기본적으로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Risk 대비 Return을 챙겨봐야 하는 입장에서라면 매년 나가는 펀드 수수료를 제한 실질수익률을 체크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요 근래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하는 건들 IM 자료를 볼 때마다 항상 의구심을 품는 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예상수익률입니다.
IM 자료에 나와 있는 목표 수익률이나 예상 수익률에 혹해서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 참 답답한데, 그럴 때마다 저는 프런트에 되묻곤 합니다.
'수수료를 제한 실질 수익률이 얼마인지'
동시에
'해당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운용사의 페널티는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해당 투자가 목표 수익률에 미달했을 때 우리에게 발생할 수 있는 기회비용을 원가에 가산했을 때 실질적인 마이너스 수익률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 말이죠.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면 '그런 것까지 감안해서 투자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고' 되묻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요.
그러면 제가 다시 묻습니다.
'니 돈을 투자한다고 하면 항상 생각해야 하는 절차
아니냐'라고 말이죠.
최근 모 투자기관에서 국내 딜이고 기업분석 관련된 건인데도 불구하고 (ex-인수금융) 프로젝트가 아닌 블라인드 펀드 출자를 고집하는 것이 이상했습니다.
늘 그렇듯이 왜 그런 식의 투자 의사결정을 하는지 궁금해서 물었습니다.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었는데 사실이라면 정말 큰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바로 핵심은 '책임 소재'에 있었는데요.
예를 들어 설명해 봅니다.
프로젝트 펀드에 출자나 투자를 결정해서 해당 딜이 깨지게 되면 그건을 심사했거나 담당했던 담당자들은 큰 타격이 갑니다.
'제대로 된 딜을 소싱한 거냐?'
혹은
'심사는 제대로 했느냐?' 등의 귀찮은 감사를 받게 되죠.
반면 블라인드 펀드에 대한 투자 실패 시 이와 관련된 모든 책임은 투자 의사결정을 한 Head에게 돌아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은 해당 펀드를 운영하는 운용사를 욕하고 끝이 나버리죠.
이렇기 때문에 블라인드 펀드 출자에 대해 심사하는 경우, 제대로 된 심사 프로세스가 정립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물론 일부의 이야기)
감사나 사후관리라는 절차도 그 과정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과거 투자실적이 어떠했는지에 대한 체크만 하고 끝나곤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 투자를 성공하든 실패하든 해당 투자를 실행한 조직에 남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투자 실패에 대한 책임을 면하게 되면 조직장의 연임은 가능하겠죠.
다만 그
실패에 대해 얻는 교훈이라는 것이 있을까요?
아마 해당 블라인드 펀드를 운영한 운용사는 교훈을 얻게 될 겁니다.
남의 돈으로 자산 운용하고 실패해도 그들에게는 '이런 것들은 투자하면 안 되는구나' 하는 교훈이 남습니다.
그리고 그 교훈이 누적되는 순간, 그들의 핵심 자산이 되는 거죠.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 돈으로 수수료도 챙기고 그걸로 성과급도 직원들에게 줄 수 있습니다.
써 놓고 보니 갑자기 화가 납니다. 아... 열받아.
그렇다고 해서 자산운용사 업계를 전반적으로 싫어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너무 미워하지 마시길.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면 아시겠지만 개인적으로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하는 것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
이와 비슷한 결로 투자 컨설팅 비용을 과도하게 지급하는 것도 저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 돈으로 차라리 직원들을 교육시키는 게 더 남는 장사라는 생각하기 때문이죠.
자금을 유치하기 전에는 휘황찬란한 자료들로 투자자들을 현혹하지만, 그 이후의 투자자 관리는 등한시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와서 제가 이런 걸지도 모릅니다.
다만 충분한 기업 분석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리고 해당 투자건에 대한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다면,
별도의 운용수수료 납부하지 말고 개별 프로젝트 딜에 참여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라는 생각을 해 본 하루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블라인드 출자를 검토하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P.S...
제가 경험했던 것들을 기준으로 글을 썼다는 점 참고 바랍니다.
아직 저는 경험하지 못했지만 시장에서는 운용실적이 매우 뛰어난 블라인드 펀드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가 만나지 못했을 뿐.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원익투자, 첫 '블라인드 펀드' 900억 벌었다 - 딜사이트 (dealsi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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