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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빌려주고 잘 돌려받기 2
09화
투자상품과 심사 Part 2 (2)
CLO
by
고니파더
Aug 30. 2024
오늘은 CLO 투자를 검토하면서 조금 더 분석한 내용들을 정리합니다.
그럼 시작!~
먼저 정의부터 다시 이야기하고 갑니다.
CLO는 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의
약자입니다.
간단히 말해 대출채권 담보부 증권을 의미하죠.
기초자산에 "Loan"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은행을 비롯한 기타 금융기관들의 Loan을 Book-Off 통해 Pooling 한 뒤 증권을 발행,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중요 포인트 중 하나는
'은행을 비롯한 기타 금융기관'
에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BDC라는 폐쇄형 펀드가 있는데 위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기타 금융기관에서의 역할을 이 펀드가 제대로 합니다. (이번에 처음 알게 됨)
BDC는 Business Development Company의 약자
입니다.
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여신을 제공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합니다. (그렇다고 합니다)
미국 사업개발회사(BDC)의 성장 배경과 시사점 | 국내연구자료 | KDI 경제정보센터
보통 폐쇄형 펀드를 의미하거나 비슷한 일을 하는 기관들을 뜻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극단적으로 '러시 앤 캐시' 같은 대부업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듯. (출처 :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BDC의 소개')
탄생 배경은 아래와 같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주요 은행들이 리스크를 타이트하게 관리하기 시작하자, 정부에서 우는 소리 하는 중소기업을 달래고자 BDC 관련 법안을 통과시킵니다.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 융자제도 도입 (오사카) | 서울연구원 (si.re.kr)
총자산의 70% 이상을 중소기업에 여신을 제공하는 데 사용하거나,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면 법인세를 면제해 주는 혜택을 부여
해 줍니다.
(국내에서도 유동화 전문회사가 배당가능이익의 대부분을 배당할 때, 법인세를 면제해 주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될 듯)
세금 혜택이라면 환장을 하는 미국 사모펀드 업계는 이 법안을 보고 환영합니다.
곧바로 블랙록 같은 사모펀드 역시 자회사를 만들어 펀드를 결성하기 시작하죠.
그러자 중소기업에 자금을 공급해 주는 대출이 점점 늘어갑니다.
동시에 자본비율이 간당 간당한 중소형 은행들도 그들의 자산을 이 펀드에 매각하면서 BIS 비율을 맞추고자 합니다.
유동화 시장의 기본 자산이 모이면서 활성화되는 모습이 그려지나요?
그런데 다들 알다시피 위기 뒤 결성된 펀드들은 보통 수익률이 좋습니다.
CLO도 예외는 아니어서 좋은 실적까지 보여주자 자금이 더 모여들기 시작합니다.
더욱 활발한 시장 환경이 되는 것.
여기까지가 CLO 시장이 발달하게 된 히스토리입니다.
다음으로 해당 상품의 구조를 간략히 보고 가겠습니다.
4.8조 'CLO 폭탄' 째깍째깍… 마음 졸이는 기관투자가 (hankyung.com)
사실 CLO의 구조는 매우 단순합니다.
기본 콘셉트는 바로 무위험 차익거래, Arbitrage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BDC 같은 곳에서 연 10%로 대출해 준 대출채권을 80 만큼 사 오고, 다음 20 정도는 사모펀드가 자기 돈을 태웁니다.
총
100중 20이라는 Equity 보충이 있다 보니 BDC의 A 등급 대출채권을 가져와도, AA로 탈바꿈되는 구조
가 만들어지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신용평가사들이 개입됩니다.
뒤에 20 은 손실을 보강해 주는 완충자본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쉽게 말해 A급 대출채권의 이자율이 10%,
똑같은 상품인데 자본을 감안한 CLO 대출채권은 AA급이 되면서 이자율이 8%로 낮아지는 구조가 되는 겁니다.
나머지 2%만큼을 Equity 출자자가 배당금으로 가져가는 구조가 되는 것.
물론 여러 대출 중 부실이 생기면 Equity부터 손실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위에서 CLO 부실 시계가 다가오고 있다라고 이야기 한 부분은 어찌 보면 Equity 투자자를 이야기하는 걸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국내 공제회 일부 기관에서는 Equity 투자를 검토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완벽한 무위험 차익거래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2010년 이후부터 결성된 CLO AA 연체율이 제로라는 점
입니다.
A Tranche도 0.1% 연체율을 보여줍니다. 사실상 매우 안전한 구조.
그러면 2%만큼의 차익을 Equity 투자자가 가져가는 겁니다.
기초자산인 Loan이 부실로 깨지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여기까지만 보면 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입니다.
하지만 역시 문제가 있습니다.
핵심은 Hedge Cost라고
저는 보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서 먼저 CLO의 기본적 금리 구조가 변동금리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보통 SOFR + 250bp라고 가정했을 때, Hedge Cost가 250bp 이상이 나오면 굳이 투자 유인이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물론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관이라면 굳이 원화 Hedge가 불필요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실은 대부분 원화 고정금리로 Hedge 한다는 것.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다만 단순 해외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유용한 상품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심사 관점에서 조금 더 들어가 봅니다.
투자의사 결정을 할 때 일단
연체율보다 대출의 회수율에 주목해야
합니다.
CLO 상품에 소속되어 있는 대출채권이 연체되어도 회수가 100% 이상 된다면, 투자자는 손실 없이 이자 수익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체크하는 부분은
기초자산에 포함된 산업군별 비중
입니다.
여러 자산을 Pooling 하기 때문에 상관계수가 비교적 낮은 산업군을 교차로 포함시키는 것이 안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 전 체크 포인트로
'개별 산업군에 대한 최대 비중이 얼마인지'
에 대한 투자 제약 조건 (커버넌트)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한국시장으로 돌아가 볼까요?
무엇보다 관련 리서치를 진행하면서 흥미로웠던 부분은,
'왜 우리나라에서는 CLO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주로 세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국내에 널리 퍼진 '대출 유동화'에 대한 '선입견' 때문
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대출 유동화 시장이 물론 존재합니다.
문제는 비정상 여신에 대한 대출 유동화 시장만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
불황 깊어질수록 고수익…NPL 투자사 '씁쓸한 흥행' | 서울경제 (sedaily.com)
일명 NPL 시장으로 불리는 자산에 대한 대출 매각은 은행 입장에서 분명한 수요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은행의 연체율이 상승할 때 관련 자산을 매각시키면 연체율 지표가 확 내려가기 때문이죠.
은행 연체율 0.38%…1년 새 0.13% P 상승 - 경향신문 (khan.co.kr)
반대로 정상여신에 대한 대출 매각 수요는 그리 크지 않습니다.
'제대로 이자 나오는 대출채권을 왜 남에게 굳이'라고
판단하는 것이죠.
(사실은 대출 매각 시, 일정 부분의 수수료 수취가 가능하다고 함)
그러다 보니 정상 여신은 시장에 나오기 힘들고, 만약 나온다 해도 '무슨 문제 있는 여신이 시장에 나온 것은 아닌가'라는 색안경을 끼고 투자자들이 바라보게 됩니다.
활성화되기 쉽지 않은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죠.
두 번째 제약사항으로
정상 여신 유동화 시장을 뒷받침해 줄 만한 민간 기관이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참고로 미국과 일본, 유럽의 경우에는 유동화 시장을 관리하는 민간 기관이 존재하는데요.
특히
미국의 경우에는 LSTA (Loan Syndications and Trading Association)가
있습니다.
참고로 LSTA는 대출 유동화 관련 계약의 기초 틀을 만들어,
대출을 매각하는 금융기관이나 투자하는 기관이 손쉽게 해당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Advisor입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투자자들에게 중개 어드바이저가 존재한다는 것은,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는 데 무엇보다 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해당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분명 아쉬운 점인데, 반대로 생각하면 하나의 기회요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관련 현재 확실한 수익 모델 없이 표류 중인 '온라인 투자 연계 금융업'이나 '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 업체' 혹은 'NPL 만 취급하는 대신 F&I, 키움 F&I' 들이 해당 시장에서 일정 부분 역할을 해주는 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온투업계, 대출잔액 줄고 연체율 치솟는데···진전 없는 기관투자 소식 < 금융정책 < 금융 < 기사본문 - 시사저널 e (sisajournal-e.com)
역시 실행이 문제인데 국내 금융기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입니다.
세 번째, 대출 유동화 시장이 활성화되지 못한 이유로
부동산 PF 중심의 국내 신디케이션 시장
을 들 수 있겠습니다.
기본 구조를 보면 CLO 기초자산은 대부분 개별기업에 대한 여신으로 구성됩니다.
이 중에서도 규모가 큰 딜이 있어야만 시장이 살아납니다.
기업 관련 신디케이션으로 큰 자금이 지원되는 경우가 한국의 경우 많지 않고
,
대부분 규모가 있는 신디케이션은 부동산 개발업에 집중되어 있다 보니, 해당 기초자산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역시나 안타까운 점입니다.
정리해 봅니다.
CLO 상품과 대출 유동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리서치를 하면서
'포화 상태라고 생각한 한국 금융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입니다.
물론 그 안에서 플레이어로서 제가 활동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새로운 금융 기회를 찾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 : 대출채권 유통시장의 현황 및 국내시장 활성화 조건
이재복, 윤경수
P.S :
네가 얼마나 노력을 열심히 했는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때가 있다.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자기 자신이라는 사람은 알아준다라는 것을 잊지 말기를.
늘 열심히 살고 꾸준함을 유지할 것.
인터넷 블로그 글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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