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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 무료

장어덮밥과 장어양식장

양식이 안되는 장어

by 고니파더

오늘은 '이런곳까지 심사를?'이라는 말이 나오는, '민물장어 양식장'입니다.


풍경 좋은 곳을 끼고 있는 제주도의 광어 양식장,


바다 한가운데에 있어서 조금은 무섭기도 하지만 현금흐름은 엄청 좋은 우럭 양식장,


그리고 지금은 성공했지만 한때 전복들이 폐사해서 고생했던 야구선수의 방어 양식장과는 다르게,


(이렇게 써놓고보니 양식장도 많이 다녔음)


장어 양식장은 육지 한가운데, 혹은 농지 한가운데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은 대부분)


이건 심사하는 입장에서 의미하는 바가 많은데, 그만큼 부동산의 가치가 별볼일 없기 때문입니다.


'양식장 심사하는데 무슨 부동산 가치를 따지냐? 상업시설도 아니고!'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겁니다.


그분들에게는 제주도에 해안도로를 끼고 자리잡은 광어 양식장을 보여줘야 합니다.


풍경이 기가 막힌 곳들인데 보면 '에어비앤비, 혹은 호텔로 딱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겁니다. (높은 감정가는 더 말 안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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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어 양식장은 농지 한가운데 비닐하우스와 함께 덩그러니 있는 경우가 많죠.


그래서 이런 사업장 심사할때는 부동산 가치나, LTV라는 말은 그야말로 사치입니다.


감정가격이 공시지가보다 높게 나오면 그나마 다행이죠.


참고로 장어 양식장을 담보로 취득할때는 반드시 기계기구를 같이 취득해야 합니다.


건물보다는 수질 관리에 핵심인 대형 여과기에 돈을 엄청 써야하는 업종이고, 결국 이 기계가 핵심이 되기 때문이죠.


https://m.sedaily.com/NewsViewAmp/1OHDY3KJDY

들은 이야기로 장어는 인공적으로 부화가 불가능한 신비한 어종이라고 합니다.


양식이라고 하나 해안에서 잡아들인 치어를 육상에서 키우는 것이 전부입니다. (저도 배운 거)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6/2019121600312.html

이 업종에서 첫번째로 알아야 하는 건, 치어가 안 잡히면 도매가격이 비싸지고 치어가 많이 잡히면 도매가격이 싸진다는 구조입니다.


https://m.news.nate.com/view/20251202n37520

그럼 어느것이 더 좋을까?


양식장 주인 입장에서는 오히려 치어가 안 잡히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제 의견은 아니고 인터뷰를 하며 전해들은 이야기이며, 차주가 처한 환경에 따라 판단의 근거는 달라짐)


이유는 치어 가격이 비싸지면 그걸 상회하는 도매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이 경우 영세업자들은 알아서 걸러진다고 합니다. 치어값만 4~5억이 넘어가기 때문)


반대로 치어가 많이 잡히면 도매가격은 폭락합니다.


문제는 폭락한 도매가격으로는 사료값도 안 나온다는 겁니다.


이 말을 듣고 장어 도매가격이 싸지면 식당에서 판매하는 소매가격도 싸져서 장어를 많이 먹으면 그게 그거 아니냐구요?


이런 순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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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도매 가격이 싸져도 우리가 먹는 장어덮밥의 가격은 절대로!내리지 않습니다.


원재료비가 싸지면 기업 마진이 올라가는 일반적인 재무이론과 다른 형태라고 보면 될 듯.


그래서 장어 양식장을 심사할 때는 안정적인 판매 파이프라인을 검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추가로 도매만 하는 곳인지, 소매점 (판매점 혹은 식당)을 같이 하는지를 봐주는 것이 킬포입니다.


보통 소매점을 같이 한다고 하면 다른 산업에서는 여러 일을 벌린다고 할 수도 있으나, 이 경우 판매가 변동성이 크기 때문인데, 소매점이나 장어구이집을 같이 하면 오히려 긍정적으로 봐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도매에서 손실나는 걸 소매에서 크게 메꿔줄 수 있으니.


경영학에서 배우는 '수직 계열화' 개념도 이런 양식장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더불어 상환재원이라고 할 수 있는 부수적인 예금이나 보험거래를 반드시 체결해놔야 합니다. (실적 좋을 때)


그래야 안좋을때 버틸 수 있는 체력을 기를 수 있음. (얼마되지 않겠지만 그래도 중요함)


직장생활하면서 양식장 심사를 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그때는 '내가 이런 것까지?'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지나고보니 정말 하나하나가 귀한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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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점심에 장어덮밥을 먹다가, '가만있자, 예전에 장어 양식장에 가지 않았었나?'라는 기억이 나서 끄적여봤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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