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의 충고 Part 2

슈퍼맨과 망나니

by 고니파더

슬기로운 직장생활 관련 일상적인 주제 2탄입니다.


벌써 20년 정도 지났네요. 이렇게 써보니 저도 이제 제법 나이 든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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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저는 군대에서 장교 생활을 했습니다.


수많은 예비역 복학생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캠퍼스에서 "충성"을 외치던 ROTC 출신이었죠.


암튼 정확히 2년 6개월 동안 군대에서 제 청춘을 바쳤었습니다.


참고로 군생활에 뜻이 있어 장교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어요.


군대는 최대한 편하게 다녀오자 라는 생각에 먼저 카투사를 지원했는데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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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이 ROTC였을 뿐입니다.


그런데 이 장교 생활은 저에게 뜻밖의 찬스가 됩니다.


말 그대로 보병 땅개 장교로 배정이 되다 보니 20 대 중반이라는 젊고 철없는 나이에 적게는 30명, 많게는 100명 가까운 인원들을 리드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 시기를 무사히 넘겼는지 정말 가슴을 쓸어내리는 순간이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런 어려운 시간을 버텨온 때문인지,


지금까지 자연스럽게 '리더십'이라는 주제는 저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모든 일이 그렇듯이 책에서 배운 것과 실제 현실에서 배운 것은 다르죠.


계급이라는 힘이 있는 군대 같은 상황에서의 리더십과, 직장생활에서의 그것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비록 많아야 5~6명 내외의 작은 단위의 조직장이지만, 그동안 직장생활에서 리더 역할을 맡으면서 만났던 직원들 특색과 이들에 대한 관리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시작!~


먼저 크게 세 가지 부류로 Staff를 구분하는데 저는 이걸 일명 '3 S'라고 합니다.


1) Superman,


2) Staff,


3) S급 인재 (여기서의 S는 쓰레기를 말함)가 바로 그것인데,


각각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1) Superman : 자기 주도적, 빠른 일처리, 윗사람의 의도를 잘 파악함, 자기 생각


여기에 해당되는 인물들을 이제까지 딱 3명 정도 만났습니다.


한 명은 영업점에서 첫 책임자를 맡았을 때 같이 근무했던 대리.


다른 한 명은 은행에서 수석 심사역을 할 때 만난 주니어 심사역이었고,


마지막 한 명은 지금 직장에서 만난 과장님입니다.


스펙에 대해 궁금하실 것 같은데 지금 직장에서 만난 과장님 한분만 SKY 출신이고 나머지는 평범했죠.


영업점에서 만난 대리는 서울 소재 대학 중 한 곳을 나왔고 (건동홍) 주니어 심사역은 지방 국립대 출신.


다들 느끼시겠지만 솔직히 대학의 네임밸류와 업무 능력은 매칭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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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SKY 나 IVY 리그 같은 명문대 출신이 아니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세부적으로 보자면 세 사람 모두 위에서 이야기 한 특징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일 잘하는 건 기본이고 처리 속도가 매우 빨랐습니다. 빠릿빠릿한 사람들.


무엇보다 리더의 의도와 의중 파악을 굉장히 잘하는 조직원 들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누구처럼 술자리에서 살살거린다는 건 아니었습니다.


참고로 그대로 따르는 사람보다 제 의견에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 편인데, 주의해야 할 것은 무조건적인 반대는 안된다는 겁니다.


그건 그냥 객기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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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가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합니다. 더불어 Attitude 역시 중요합니다.


'내가 너보다 더 잘 알아?'와 같은 개기는 태도 역시 곤란합니다.


(위의 영업점 대리가 Attitude는 제일 별로였던 걸로 기억함)


이런 직원들을 잘 다루는 방법이 있습니다.


건드리지 않는 것. 그게 최선입니다.


대부분 Free - Role을 부여하고 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집중합니다.


웬만하면 위에서 브레이크를 걸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죠.


가끔씩 이 친구들에게 테스트 차원에서 리더 업무를 맡기기도 합니다.


만약 이 업무마저 잘한다고 하면?


내 자리가 없어질지도 모른다고 불안해하는 꼰대가 되지 말고 오히려 쾌재를 불러야 합니다.


시스템을 잘 갖출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다는 뜻이고 이제 본인의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리더는 그냥 뒷짐 지고 낮잠을 가거나 장기 휴가를 떠나도 됩니다.


2) Staff : 시키는 일만 하는 사람, 적극성 결여, 보통의 업무능력


10 명의 직원이 있으면 대부분 여기에 해당된다고 보면 됩니다.


재밌는 것은 소위 말하는 스펙이 좋은 친구들이 이 부류에 참 많았습니다.


'받는 만큼 일한다'는 생각이 뼈저리게 박여 있는 사람들인데 가장 안타까운 부류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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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저도 역시 샐러리맨이라 그들과 같은 입장입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보내는 제 시간을 낭비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거든요.


그래서 업무 관련된 일들,


예를 들면 심사역 교육이라든가, 신규 투자건에 대한 심사 체크리스트를 만든다거나 하는 일들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결국은 이게 제 자신에게도 플러스가 된다는 걸 알게 되었죠.


저는 이 과정을 통해 업무 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참고로 보통 이 부류에 속한 친구들은 조직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몰두합니다. 해결할 수도 없는 일인데.


같은 일을 해도 적극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속도도 늦은 편입니다.


그렇다고 조직 밖으로 쉽게 나가지도 못합니다.


뛰쳐나갈 용기나 능력은 안되기 때문이죠. 더불어 현재의 안락함을 포기하지 못합니다.


관리자 입장에서 이 친구들에게는 새로운 업무를 맡기지 않는 것이 최선입니다.


대신 단순 반복적인 관리 업무를 부여해 줍니다. 하던 일 계속하게 해 주는 거.


개중에는 자기는 늘 반복 업무만 한다고 불평하는 친구들이 나옵니다.


그런 경우에는 Superman 이 하는 업무를 한 번씩 던져주고 어떻게 하는지 지켜봅니다.


제대로 일을 하고자 하는 친구라면 결과는 차치하더라도 과정에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저는 그 친구를 키워서 씁니다.


가르쳐주고 달래면서 Superman으로 만드는 노력을 저 역시 하는 거죠.


그런데 새로운 일을 맡겼는데도 잘못하거나 불평불만에만 초점이 맞춰 있다면?


혹은 선의를 보였는데도 태도가 좋지 않다면?


혹은 일을 만들어 왔는데 대충 넘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그때는 철저하게 조직 내의 엑스트라로 살게 내버려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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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일을 시키지 않고 놀게 놔둡니다. 본인은 몸이 편하다고 좋아하겠죠.


하지만 그렇게 직장생활에서 서서히 도태되어 가는 걸 모를 겁니다.


제한된 시간입니다. 버릴 건 버리고 취할 건 취하는 태도가 리더에게는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3) SS (쓰레기라고 쓰고 망나리라고 읽는다) : 아무 일 안 하는 사람, 반항하는 사람, 주변 분위기를 흐리는 사람


빌런은 어딜 가나 있죠. 아무리 좋은 조직이라도 1~2명 정도는 늘 있기 마련입니다.


관리자 입장에서 제일 신경 써야 하는 조직원이 바로 이런 유형입니다.


왜냐면 악한 기운은 쉽게 전파되기 때문입니다.


여러 악마들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친구가 있습니다.


영업점에서 팀장을 하던 때 나이는 저랑 같은데 직급은 낮은 직원이 있었습니다.


이 말은 승진이 늦었다는 말.


이 친구의 가장 나쁜 점은 일부러 하지 않는다는 것.


동시에 승진은 바란다는 점이 웃기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한, 그런 인물이었죠.


가장 큰 문제는 팀원들이 자신처럼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랐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해봐야 알아주지도 않는다'라는 말을 퍼트리고 다니면서 사기조차도 꺾어 버리려고 했죠.


이 친구 부모 잘 만나서 돈은 좀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인 것이 일은 안 하고 돈에만 신경을 썼어요.


고객을 상대하는 객장에 있는 상황에서도 업무 시간 중에 주식 투자를 하지 않나, 고객이 오면 화장실로 도망가지 않나.


계속 봐주기 민망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관리자로서 이 친구를 어떻게 대했을까요?


역시나 그대로 놔뒀습니다. 철저하게 져줬다는 표현이 정확하겠네요.


오히려 '우쭈쭈' 해주면서 주식 투자하는 것도 용인해 줬습니다.


대신에 돈에 환장한 친구라는 점을 역이용했습니다.


제가 가져온 돈이 되는 거래처를 그 친구에게 맡겼습니다. 물론 새로운 일은 아니고 관리업무.


이것도 처음에 귀찮아하길래 '수당은 다 네가 가져라'라는 말로 유혹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 수당 챙기려고 열심히 하더군요.


저는 돈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저의 일을 하나 덜 수 있었고 그나마 업무를 줄일 수 있었죠.


가끔 보면 중간 관리자가 이런 작은 수당에 눈이 멀어 직원과 경쟁을 벌이는 경우가 보이는데, 바보 같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수당에 눈이 먼 이 친구가 일을 꽤 열심히 했다는 겁니다.


주변에서는 저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어떤 직원은 '왜 그런 사람을 편애하냐?'라고 까지 이야기하더군요.


그럴 때마다 저는 웃으면서 '같이 잘살아야지'라는 말만 했습니다.


당시 이 친구에게 바라는 점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 첫 번째였는데,


이는 수당이라는 달콤함으로 쉽게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목표는 '알아서 나가게 만드는 것'.


나름 장기 프로젝트여서 기다리느라 힘들긴 했지만 결국 제 뜻대로 되었죠.


그렇게 6개월이 지났습니다. 연말 고과 시즌.


근태도 엉망이던 친구가 고과 시즌을 앞두고는 야근을 자처하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사람들 앞에서 엄청 칭찬해 줬습니다.


그러고 나서 인사고과를 줬는데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점.


그리고 의견란에 적었습니다.


'횡령사고나 기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행동을 일으키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한다'라고 적었습니다.


승진 발표날.


누락이 되었고 예전 빌런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가더군요.


위로주를 사주며 다음번에는 잘 될 거라고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그렇게 또 6개월이 지났고 고과 시즌이 다시 다가왔습니다.


이번에도 제 점수는 100점 만점에 10점.


그렇게 1년을 지내더니 결국 다른 영업점으로 알아서 기어 나가더군요.


환하게 웃으며 보내줬습니다.


관리자로서 이때 많이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참는 것도 능력이다'라는 걸 온몸으로 깨달은 것이 가장 큰 수확이었죠.


참고로 저는 직장에서 만난 부하 직원들에게 화를 내거나 욕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감정적으로 나가는 상급자는 반드시 지게 마련이거든요.


왜 화를 내나요?


아랫사람은 윗사람을 절대로 이길 수가 없습니다.


윗사람의 무기라는 것이 사실 다른 거 없습니다.


성과와 능력에 기반한 정당하고 공정한 인사평가.


이거 하나면 됩니다.


물론 그게 결과로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고 그동안 우리 마음은 조금 힘들겠지만... 그러라고 리더한테 돈 더 많이 주는 거 아니겠어요?


...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작은 리더 역할도 쉽지 않다는 걸 느끼는 요즘,


'나는 어떻게 직원들을 관리해 왔을까?'라는 생각에 써 본 글입니다.


오늘도 불철주야 직원 눈치 보랴, 임원분들 눈치 보랴,


중간에서 힘들어하는 저와 같은 관리자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우리에게는 가족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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