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첫 마음으로

귀한 손님

나를 닮은 그리고 너를 닮은 또 하나의 생명체가 눈 앞에 보여지는 일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할 재간이 없다.

언제쯤 나오려나. 출산예정일을 2주 남짓 남기고 출산 가방을 싸서 다닌 지 3주째가 되던 어느 날, 심각한 진통이 몰려와 때가 왔다며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일하고 있던 나는 얼른 일을 마치고 안양에서 영등포로 이동하여 다시 병원이 있는 분당으로 질주해야했다. 그 사이 와이프는 교회 언니가 힘내야 한다며 사준 삼겹살을 든든히 먹고 마지막 준비를 마쳤다. 진통은 가는 내내 꽤 일정하게 반복되고 있었고 퇴근 시간과 맞물린 도로는 우리의 급한 마음을 몰라주는 듯 했다.

4시간여의 진통 끝에 드디어 저녁8시50분에 새로운 생명이 우리에게 모습을 드러냈다.

첫 경험이었다.

심봤다!!

경이롭다!

나를 닮은 그리고 너를 닮은 또 하나의 생명체가 눈 앞에 보여지는 일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할 재간이 없다.


일생에서 한 번도 경험해 본 적이 없는 느낌과 감동이 몰려왔다.

나오자 마자 엄청 울어대고, 안아도 여전히 울어대서 'ㅇㅇ아 아빠다' 라고 말했더니 이 한마디에 울음을 그쳤다. 엄마 배속에 있을 때 배를 쓰다듬으며 이런저런 말을 많이 했었는데 아이가 내 말을 듣고 있었나보다. 신기하고 놀라웠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듣는다’는 성경말씀처럼 네가 나를 아는구나. 보지도 않고.

이것은 흡사 하늘의 음성 같았다..

............

14년전, 그 때 일이 아직 생생하다. 뭔가 이 세상에 없는 듯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아고 말 할 수 있던 그 아이가 어느덧 성장해 사춘기를 맞이했다. 첫째 아이는 현재 지방에 있는 대안학교를 다니고 있어 3주에 한 번씩 집에 온다. 그래서 애틋하고 보고싶고 그렇다. 가끔 통화를 할 때도 지적과 훈계 보다는 공감과 지지를 해 줄 때가 많이 있다.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아이도 그곳에서 나름대로 성장하고 있고 나도 여전히 자라고 있다. 한 청소년 전문가는 자녀를 '귀한 손님'으로 여기라 했다. 귀한 손님이라면 어떻게 대하겠는가. 아마 당장 태도와 시선부터가 달라질 것이다. 우리 집에 온 귀한 손님 셋. 손님 답게 대접해줘야지.



#첫아이 #신비 #생명의탄생 #경이롭다 #다가진느낌 #육아의세계로 #초보아빠 #지금도여전히 #우리집에온 #귀한손님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자연이 그리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