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이런 것 까지?

상담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려는데 무언가 할 이야기가 있는 듯 보였다.

"하고 싶은 말 있어?"

"......."

쭈뼛쭈뼛대며 몸을 이리저리 흔들었다. 대신 입술은 굳게 잠겨 있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보이는데? 무슨 말 할려고 했을까?"

".....오늘은 왜 양지 안해요?"


이제 내년이면 중학생이 되는 아이. 상담시간에 학습도 같이 해야 하기에 말을 많이 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다 양치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양치 뿐 아니라 의복, 샤워 등 청결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부모님이 두 분 다 계시고 통화했을 때는 현재 아이의 상태를 다 알고 계시는 듯 한데 아이는 전혀 캐어를 받고 있지 않는 것 같이 보였다. 엄마는 아이한테 이야기를 하는데 안 한다는 대답이었고 아이는 매번 까먹는다는 상반되는 답이 들려왔다.


무엇이 진실이지는 차치하더라도 아이에게 변화가 필요했다. 왜 청결해야 하는지를 얘기해주었고 이해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상담 후 화장실에서의 양치. 서로 칫솔을 가지고 와 양치를 하기 시작했다. 양치의 방법도 잘 모르는 듯 했다. 치과에서 배운 양치법을 토대로 열심히 설명해 준 후 옆에서 거울을 보며 함께 양치를 했다. 나와 라포가 잘 형성되서 인지, 원해 기질인지 인도하면 인도한 대로 잘 따라왔다. 양치가 끝나고 물었다.

"해보니까 어때?"

"상쾌해요"

맞다. 양치를 하면 입 안이 상쾌하지. 매일 매일 이 경험이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아직은 나를 만날때만 느끼는 것 같다.


저번에는 책가방이 너무 지저분하여 안의 내용물을 다 빼서 버릴 것은 버리고 정리하여 다시 집어 넣었다. 또 한번은 2달 동안 깎지 않은 손톱을 깎아 주고 손톱 밑에 낀 때도 빼고 깨끗이 손과 손톱을 닦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같이 머리도 감고 샤워도 할 수 있을면 좋으련만.


이런 친구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다. 부모가 맞벌이를 하느라 아이에게 신경쓸 여력이 없는 경우도 있고, 부모가 있어도 기본적인 돌봄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익혀야 할 생활습관과 훈육의 부재가 심각하다.


'이런 것 까지?' 도와주어야 하나 싶은 영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을 할 힘이 없는 친구들은 때로 그것까지도 도와주어야 한다.


#부모 #돌봄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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