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의 대화
나와 아내는 많이 다르다. 정반대인 부분이 많다는 뜻이다. 그래서 가끔 아내는 나에게 이렇게 말을 한다.
"어떻게 이렇게 다른데 우린 만났을까?"
답은 하나다. 인정.
인정하면 시너지가 되고 거부하면 상극이 되는거다.
어제 학습상담사들끼리의 만남이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많게는 두 번 정도 많나는데 회의도 하고 사례발표도 갖고 함께 식사하는 자리이다. 식사까지 끝나고 헤어지는 찰나에 상담시간까지 시간이 좀 뜨니 차나 한 잔 하고 가자는 거였다. 나는 순간 고민했다. 감기기운도 있는데 있다가 상담하려면 좀 쉬었다가 가는게 낫지 않나 싶었기 때문이다. 사람을 만나면 힘이 나는 아내 같으면 벌써 '아싸~'하면서 따라 갔겠지만 나는 순간 망설였다. 불편한 분들이 아니었고 딱히 가야만 하는 이유도 없었으며 차를 사주신다는 말에 따라갔다.
마시면서 여러 대화들이 오갔다. 모두 여성분들이라 중년에 오는 오십견, 류마티스, 노안 등 각종 질병들과 운동의 중요성. 그리고 뱃살. 자녀들 이야기가 한참 되다가 자기계발이야기에서 상담하는 아이들과 있었던 에피소드와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서로의 사례를 이야기하면서 피드백도 주고 받는 시간이 꽤 흘렀다. 오랫동안 듣고 있다가 나도 끼어들었다.
"저는 ㅇㅇ하구요. 만날 때마다 양치도 같이 하고 있어요.....'
사례발표 때 애기했던 아이라 부연설명은 많이 필요하지 않았다. 듣고 있던 옆 선생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런 아이들은 아빠와의 관계가 별로 친밀하지 않더라구요. 아마 선생님을 통해서 남자 어른이 다 우리 아빠 같지 많은 않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했을지도 몰라요. 남자아이들이 선생님 참 좋아할 거 같아요"
같이 있던 다른 선생님들도 공감을 해주셨다.
이 이야기는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다. 나는 이 아이와 상담하면서 아빠와의 관계를 깊이 생각해본적이 없다. 학습상담은 학습이 주 목적이긴 해서 부모와의 관계까지 개입하기에는 한계가 있기도 했고 아이가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물어볼 때 빼고는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나는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했던 행동들이다. 그런데 제3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 행동들이 그 아이에게 어떤 마음을 심어 줬을지 짐작해서 말씀해 주신 것이다.
'아. 나의 이 작은 행동이 그 아이에게는 정말 큰 것일 수 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더 큰 책임감이 들었다. 나를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창이 생긴다면 맑고 아름다운 그것이 되어 주고 싶다.
그 선생님의 몇 마디가 나를 다시 일깨워주었고 동시에 격려가 되었다. 어제, 머뭇거리다가 그냥 가버리지 않은건 참 잘한 선택이었다. 동료들의 사는 이야기와 피드백이 그 어느 때 보다 의미가 있었던 것은 일탈의 선택이 있었기에 가능하기도 했다. 혼자 있는 것을 선택하지 않고 함께 있기로 하고, 듣고 있는 것이 편한 내가 말했을 때 나 혼자서는 생각하지도 못할 것을 얻었다.
나의 기질과 루틴에 역행하는 선택을 할 때가 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은 이전의 좋은 선례들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항상 하는대로 선택하지 않고 가끔은 조금은 색다르고 과감한 결정을 하기도 하는데 우리는 그것은 도전 또는 모험이라고 한다. 도전과 모험을 하면 불편한 상황은 많이 펼쳐지기도 하지만 그 안에서 얻는 것도 또한 많다. 그래서 우리는 그런 상황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성장과 변화는 그것을 지나 오기 때문이다. 비록 그 불편함이 불편함으로만 끝날 수도 있겠지만. 그 또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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